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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현대고전으로 ‘우뚝’/출간 7년만에 100쇄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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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현대고전으로 ‘우뚝’/출간 7년만에 100쇄 돌파

입력
1997.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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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부수도 440만권으로 1위/올 500만부 넘어설듯한국전쟁을 전후한 빨치산 항쟁을 정면으로 다루면서 우리의 어두운 이념사를 조명한 조정래(54)씨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이 100쇄 인쇄에 들어갔다. 한국 문학사상 100쇄 돌파는 최인훈씨의 장편 「광장」과 조세희씨의 연작소설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에 이어 세번째이다.

쇄란 서점에서 책이 모두 팔려 인쇄기를 다시 돌려 새로 찍었다는 의미로 숫자가 많을수록 꾸준히 사랑받는 책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태백산맥」은 판매부수에서는 440만권으로 1위로 집계되고 있다. 2위에는 80년대 초 300여만부가 팔린 김홍신씨의 소설 「인간시장」(전 20권)이 꼽힌다. 지금도 하루 평균 1,500부씩 팔리는 「태백산맥」은 올해 안에 500만부를 돌파할 것으로 출판계는 예상하고 있다.

83년 9월부터 「현대문학」에 연재된 「태백산맥」은 89년 11월 연재를 마치고 90년 한길사에서 10권으로 완간됐으며, 95년 출판사를 도서출판 해냄으로 옮겨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소설은 100쇄 작품답게 갖가지 화제를 낳았다.

91년 검찰은 작품내용 중 민중봉기를 미화하는 등 이적성이 있다고 판단, 학생들이 의식화 교재로 사용할 경우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문단의 반발과 소설의 인기에 눌려 흐지부지됐다.

93년에는 영화로 만들어졌다. 임권택 감독이 연출하고 안성기 김명곤 김갑수 등 내로라하는 명연기자들이 출연한 영화 「태백산맥」은 대종상 우수작품상, 청룡상 작품상을 받았고 베를린영화제 본선에도 진출했다.

비판적인 입장도 없지 않았다. 『여성 등장인물을 지나치게 상투적으로 묘사했다』 『역사를 왜곡했다』는 지적에서부터 참전단체들의 명예훼손 고발도 한때 계속됐다. 91년 작가와 출판사인 한길사간의 인세분쟁은 유명하다.

조씨는 『출판사가 3만여부를 불법출판했다』고 주장했고, 한길사는 『그런 일 없다』고 맞섰다. 2년 가까운 송사 끝에 93년 한길사가 이겨 20개월만에 책은 다시 나왔다.

「태백산맥」의 꾸준한 인기 이유는 여러가지. 80년대의 어두운 사회 현실 속에서 이념의 갈등을 정면으로 다뤄, 갑자기 문제작으로 떠오른 것도 한가지 이유이다. 그러나 이념 대립의 차원을 넘어서 등장 인물의 성격과 작가의 구수한 입담을 느낄 수 있는 정감있는 문체, 흥미로운 이야기 구성 등 소설 자체로서의 맛이 진짜 비결이이라는 평가이다. 조씨는 『100쇄에 이르도록 「태백산맥」을 사랑해준 독자 여러분이 고마울 따름』이라며 『아리랑, 태백산맥에 이어 내년초에는 4·19이후의 현대사를 소설로 그려 우리나라 근현대사 1세기를 마무리짓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냄출판사는 6일 낮 12시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태백산맥 100쇄 출간기념회」를 마련한다.<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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