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대 최고점수 졸업하반신 마비 척수장애인이 최고 점수로 한국방송통신대(방송대)를 졸업했다.
영문과 조영덕(43·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씨의 전학년 성적은 4.3만점에 4.2점. 조씨는 그러나 28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총장특별상을 받았다. 학과별로 매년 순번을 정해 학과 수석졸업생에게 전체 수석의 영광을 안겨주는 규정 때문이다.
조씨는 93년 입학하기 전까지 한 번도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다. 2세때 앓은 소아마비로 하반신이 마비돼 휠체어 생활을 시작한 조씨는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가정교사로부터 배웠고 초·중등 교육과정을 모두 검정고시로 마쳤다. 조씨는 그러나 고입 검정고시를 마친 뒤 사춘기의 허무감에 빠져 책을 놓았고 이후 20년동안 방황해야 했다.
조씨가 다시 공부를 시작한 것은 92년초. 동생 동우(39·포항공대 기계공학과 교수)씨가 『방송대는 장애인도 다닐만 하다』며 고졸 검정고시 참고서와 테이프를 사준 게 계기였다. 8개월만에 검정고시 성적 평균 95점으로 합격한 조씨는 재미를 붙인 영문소설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방송대 영문과를 지원했다. 조씨는 『오늘의 영광은 공부를 다시 하게 해 준 동생과 부모님의 몫』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소설 등 영문번역 일을 하면서 영문학공부를 계속할 계획이다.<정진황 기자>정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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