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춘궁기에 소요 가능성/오판 막게 한·미 안보 강화”미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의 아시아·태평양소위는 26일 「미국의 대북한 정책」에 관한 청문회를 열었다. 제105기 의회가 개원한 이래 처음 열린 이날의 북한 청문회에는 국무부의 찰스 카트만 동아태차관보 대행, 국방부의 커트 켐벨 동아태차관보와 제임스 릴리 중국문제연구소장 등이 증인으로 나왔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황장엽 북한 노동당비서 망명사건과 강성산 총리의 퇴진 등 불확실성을 더해가는 최근의 북한 상황을 보는 미국정부의 시각과 입장이 개진돼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카트만·켐벨 차관보의 증언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카트만 국무부차관보 대행=지난해 잠수함사건으로 야기된 한반도 긴장상황은 한국정부와 긴밀한 협의아래 북한의 유감표명을 이끌어냄으로써 완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올해 200만톤의 식량이 부족하고 춘궁기에 들어서면 식량난이 심각해져 소요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의 경제난은 우리에게 외교적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위험요소가 될 수도 있다. 미국정부는 북한의 붕괴가 임박했다고 보지는 않지만 북한의 어려움은 내부개혁이나 주변국과의 관계증진을 압박하고 있다. 또 올 하반기에는 김정일이 공식적으로 김일성의 뒤를 이어 주석직과 노동당 총비서직에 취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북한의 정책이나 그 결정과정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장기적으로는 한반도의 평화정착에 대해 낙관적이다. 내달 7일에 있을 북한과의 접촉에서 미국정부는 미군유해송환, 북한의 미사일개발 및 수출,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등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같은 현안의 진전상황에 따라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의 추가완화를 고려할 것이다.
▲켐벨 국방부차관보=한미간의 안보협력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적 통일이라는 우리의 궁극적 목표를 위해 필수불가결하다. 북한의 위협이 사라진다해도 미국은 지역안보를 위해 한국정부와 안보협력 관계를 유지할 생각이다. 현재로서는 북한에 대한 전쟁억지가 우리의 첫번째 과제다. 북한의 경제난과 고위관리의 망명 등을 염두에 둘때 북한의 향후 움직임을 점치기는 어렵다. 때문에 한미 양국은 한반도에서 일어날지 모를 갖가지 상황에 대비, 긴밀한 협의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특히 이처럼 불확실한 시점에서 북한으로 하여금 한미 안보관계가 변하고 있다거나 틈새를 벌릴 수 있다고 믿게하는 일은 절대 금물이다. 남북한이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기 전까지 우리는 44년간 지속돼온 정전협정을 준수할 것이다. 정전협정은 오직 남북한 당사자간의 직접대화에 의해 합의에 도달할 때만 대체가 가능하며 미국은 그같은 대화분위기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워싱턴=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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