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의 감독 데뷔가 유난히 많아졌다. 지난해 알 파치노는 기록영화 「리처드를 찾아서」, TV 배우로 더 잘 알려진 스탠리 투치는 「잔칫날 밤」으로 감독에 데뷔했다. 두 영화는 지난해 비평가들에 의해 10대 영화에 오르기도 했다. 「댓 섬씽 유 두」의 톰 행크스, 「트리스 라운지」의 스티브 부세미, 「캐롤라이나의 개새끼」의 안젤리아 휴스턴, 「루징 체이스」의 케빈 베이컨, 「집안 전쟁」의 에밀리오 에스테베스 등도 감독이 됐다.배우들의 감독 데뷔 추세는 올해에도 계속돼 케빈 스페이시의 「흰 악어」와 커티스 홀의 「그리드락트」가 개봉됐고, 제인 알렉산더의 「좋으나 나쁘나」, 티모시 허튼의 「땅을 뚫고 중국으로」, 앨런 리크먼의 「겨울 손님」 등이 뒤를 이을 예정이다. 앤디 가르시아의 「잃어버린 도시」와 죠니 뎁의 「용감한 사람」도 올해 나온다.
배우들의 감독 지망 열기의 첫째 이유는 그들이 늘 남(감독이나 제작자)을 위해 일하는 것에 싫증 나 스스로가 주인 노릇을 하고 싶어하기 때문일 것이다. 해마다 영화제작 편수가 느는데 비해 감독들의 노령화로 새 감독이 필요한 것도 이유로 꼽힌다.
배우 출신 감독들은 빅스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독립제작사의 작품을 만든다. 자금력이 부족한 이들 회사가 배우를 영입, 배우들의 이름을 보고 자금을 대줄 사람을 끌어 들이는 작전을 쓰는 것이다. 또 배우들은 서로 안면이 있어 동료배우의 감독 작품에 싼 값으로 출연해 준다는 이점도 있다. 슈퍼스타들이 감독으로 등장할 때는 매니저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게 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로버트 레드포드, 조디 포스터 등이 그런 경우.
그러나 지난해처럼 극소수 작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질과 흥행면에서 신통치 못하다. 연예전문지 버라이어티지의 피터 바트 부장은 『배우출신 감독들은 연출시 작품 자체의 얘기를 염두에 두기보다 장면장면에 신경을 써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는다』고 분석했다.<박흥진>박흥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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