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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숙박’ 직접 개입 드러나/클린턴 거짓말로 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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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숙박’ 직접 개입 드러나/클린턴 거짓말로 궁지

입력
1997.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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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민주당의 불법정치헌금 파문이 갈수록 빌 클린턴 대통령의 백악관을 궁지로 몰아가고 있다.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의회의 공격과 백악관의 방어라는 기본틀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 파문은 백악관이 클린턴 대통령의 개입사실을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담고있는 자료를 스스로 공개하기에 이르렀다.50쪽 분량의 이 자료에 따르면 클린턴 대통령의 집권 1기동안 모두 938명의 외부인사가 백악관의 외빈용 침실인 「링컨 베드룸」에서 숙박했으며 특히 95, 96년 이곳을 거쳐간 사람들이 모두 536만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10만달러이상 혹은 5만달러이상을 낼 다른 사람들을 찾으라」는 내용의 클린턴 대통령 자필메모가 발견돼 백악관쪽에 결정적으로 불리한 증거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이 호화호텔로 전락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백악관의 이번 자료공개는 국민의 알 권리를 존중한 자발적인 조치가 아니었다. 백악관은 두 차례나 이 자료공개를 거부하다 최근 의회가 이자료를 확보했음을 알아차린 뒤 스스로 공개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에서 「선수치기」로 돌아섰던 것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자료가 공개되기 전 『링컨 베드룸은 결코 돈받고 팔린 적이 없다』고 단언했었다. 그는 선거과정 중에도 민주당전국위원회와 자신을 별개로 구분짓는 이분법으로 자신의 무관함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번 자료공개로 그의 개입사실이 드러나자 댄 버튼 공화당의원은 『대통령에게 거짓말쟁이라는 말을 쓰기가 싫지만 대단히 근접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동안 유연한 입장을 보이며 백악관과의 협력을 강조하던 트렌트 로트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도 특별검사의 임명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클린턴 대통령은 『특별검사를 임명해 조사할테면 해봐라』면서 『손님들에게 돈을 내라고 압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정치헌금 파문은 의회의 조사와 함께 특별검사의 임명 여부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워싱턴=홍선근 특파원>

◎링컨 베드룸/하루 숙박 41만불 헌금도

빌 클린턴 대통령이 95∼96년 536만달러를 정치헌금으로 받고 기부자들을 재워준 백악관 외빈용 침실인 「링컨 베드룸」이 세인들의 관심이 되고 있다. 링컨 베드룸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회의실로 사용했을 뿐 한번도 잠을 자지 않았지만 이후 언제부터인지 240㎝ 길이의 장미목 침대가 놓여지면서 침실로 변했다.

역대 대통령마다 이 방을 사용하는 용도는 제각각이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이곳에서 매우 친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눈뒤 기념사진을 찍었고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사임하기 전날 회한의 기도를 올렸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부인 재클린이 싫어해 이곳을 잘 찾지 않았다. 클린턴 대통령은 외빈숙소로 활용했다.

클린턴 대통령에게 거액의 헌금을 내고 링컨 베드룸에서 잠을 잔사람은 투자가 더크 지프(41만달러),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22만5,000달러), 은퇴한 기업인 윌리엄 롤닉(23만5,000달러), 할리우드의 영화제작자 류 웨서맨(22만5,000달러)이다.<배국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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