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씨 위세팔아 정치관여… 이권개입…/K씨주요기관 요직 챙기고 정보 지원/박태중씨중학동창… 결혼식때 인산인해/김모 교수‘특수관계’ 과시 각종 인사 영향력김영삼 대통령 차남 현철씨 문제가 대통령특별담화로 정리되자 이제 관심의 초점은 그의 「그늘 밑」에 있었던 사람들에게 쏠리고 있다. 특히 사정당국이 현철씨의 위세를 이용, 호가호위해 물의를 빚은 인사들에 대한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벌써 정·관가 주변에서는 「소산(현철씨의 별칭)의 탈을 쓴 여우(호)」가 누구였는지에 대해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다.
가장 먼저 부각되는 인물은 주요기관의 요직에 있는 K씨. 87년 대선당시 상도동캠프에 참여, 김대통령과 인연을 맺고 현철씨와도 가까워졌다. 그는 문민정부 출범후 주요기관의 요직에 기용된뒤 최근까지 자신의 직책수행과정에서 얻은 자료를 현철씨에게 제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사는 현철씨와의 이같은 관계를 자신의 세과시에 이용한 흔적이 여러 곳에서 발견돼 이권개입의혹까지 낳고 있다.
현철씨의 핵심인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사람은 (주)심우 대표인 박태중씨. 박씨는 현철씨와 중학교(중대부중) 동기동창 친구사이로, 지난 92년 대선당시 YS캠프의 대표적 사조직중 하나였던 「나사본」(나라사랑운동 실천본부)의 총무국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그는 이때 현철씨와 함께 나사본의 재정문제를 비롯 이후의 대선자금 등을 관여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박씨는 현정부출범후에도 술자리와 같은 사적인 자리에도 현철씨와 동석해 「가장 가까운 소산계 사람」으로 여겨져왔다. 이런 관계를 반영, 『새정부출범직후 치러진 박씨의 결혼식장이 하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으며 그와 줄을 대려는 인물들이 줄을 이었다』는 등의 소문이 끊이질 않았다. 그러나 막상 박씨 본인은 『현철씨와는 순수한 친구사이일 뿐이며 대통령 아들과 친하다는 사실로 득을 본 것은 전혀 없다』고 이권개입설 등을 부인하고있다.
현철씨의 위세를 팔고다닌 사람들은 학계에도 더러 있다. S대 K교수가 그 중 한 사람. 대학교수이면서도 주요기관의 자문위원과 이사직 등을 맡고있는 그는 현정부초기부터 현철씨와의 관계를 내세우며 언론관련 정부투자기관의 인사 등에 영향력을 행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모재벌그룹의 사학재단 인수에도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소문이 있다.
이들 외에 현정부초반 청와대에서 일하다 낙마한 A씨, 현철씨를 한보그룹 2세 정원근씨에게 소개시켜 준 것으로 알려진 김모씨 등에 대해서도 좋지않은 풍문이 돌고있다.
이들은 현철씨와의 친분관계를 이용해 이권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있지만 의혹여부와는 별개로 현철씨의 인맥, 이른바 「소산인맥」은 정·관·재계 등에 광범위하게 자리잡고 있다. 정가에서는 군부내에도 소산인맥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현철씨의 인맥
현철씨의 인맥은 형성기를 기준으로 크게 나눠 현정부출범이전과 이후로 나눠볼 수 있다. 또 학맥으로 보면 현철씨의 고교(경복고), 대학(고려대) 동문들이 주로 거명된다.
현정부출범이전에 형성된 인맥은 나사본의 청년조직 등 대선운동팀, 정책기획팀(동숭동팀), 언론분석팀 등이다. 공·사조직을 망라한 대선운동팀에서는 소장파 민주계 인사들이 주로 현철씨와 지근거리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김대통령 취임직후 대거 청와대 비서관·행정관 등 실무요직에 기용됐다. 특히 고위관료들의 인선자료를 관리하는 사정비서관실에 그와 가까운 인사들이 계속 기용돼 현철씨의 「정·관계 인맥심기」에 일조를 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신한국당 김무성 의원, 김영춘 지구당위원장, 이충범 전 청와대사정비서관 등이 이 범주에 속한다. 이들 말고도 현철씨와 밀접한 중진 정치인들도 많으며 김기섭 안기부 운영차장은 현철씨를 통해 상도동캠프에 입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기획팀은 전병민 전 청와대정책수석이 현철씨의 지원을 받아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구성원으로는 학계의 YS사단이 망라돼있다. 김덕 전 안기부장 한승주 전 외무장관 박재윤 전 통산장관 정종욱 주중대사 등 현정부에서 요직을 맡은 학자출신들이 그 예이다. 박세일 청와대사회복지수석, 이각범 청와대정책기획수석도 동숭동팀(임팩트코리아) 출신으로 알려져있다. 염홍철 공항관리공단 이사장은 6공말 청와대비서관으로 있으면서 현철씨와 가깝게 지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문민정부 출범직후 대전시장을 역임했다.
언론대책·여론분석팀에서는 20∼30대 젊은 민주계그룹이 일해왔다. 현철씨가 대통령담화발표전까지 중학동에 운영했던 사조직팀장은 운동권출신의 노모씨였다. 또 이성헌 신한국당부대변인도 청와대비서관으로 재직하면서 언론대책반을 이끌었다.
문민정부 출범이후 형성된 현철씨 인맥중 관심을 끌고있는 사람들은 소위 재계 「황태자 그룹」이다. 현철씨는 92년 대선자금 모금과정에서부터 재벌들과 접촉하기 시작한뒤 경복고, 고려대 등 자신의 학맥을 통해 재계인사들과 교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철씨는 또 지난 4·11총선에서 신한국당 공천에 폭넓게 영향력을 행사했다는게 정설로 돼있다. 신한국당의 일부 초선의원들과 신진 원외지구당위원장들이 현철씨의 도움을 받아 그의 지원세력에 합류했다는 얘기가 정가에 설득력있게 나돌고 있다.
관가에서는 지난해 12월 개각때 「의외의 발탁」이라는 평을 받았던 경제부처 A장관, K장관 등이 현철씨 후원으로 입각한 것으로 소문나 있다. 또 L 전 경제부총리, K 전 건설장관 등이 입각할 당시 현철씨와의 직간접적인 인연으로 요직에 등용됐다는 뒷얘기가 나돌았다.
군부내에서는 학맥을 중심으로 고위직책을 지냈거나 현직에 있는 다수의 인사들이 「소산인맥」으로 분류되고 있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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