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 이기고 나온 쑥·냉이·달래…/육류 산성 중화하고 양기 북돋우며 소화돕는 작용도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시장에 나오는 쑥, 냉이, 달래 등 봄나물이 반갑다. 겨우내 야채를 구경하기 힘들었던 예전에는 산과 들에서 캐는 봄나물은 지친 입맛을 돋우고 비타민과 무기질을 보충해주는 귀중한 재료였다. 요즘은 비닐하우스재배로 사철푸른야채를 대할 수 있지만 역시 제철에 나는 봄나물만큼 미각을 당기는 게 없다. 향긋하고 파릇한 봄나물 요리로 봄을 앞당겨 느껴보자.
봄나물은 보통 알칼리성식품으로 육류의 산성을 중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채소류에 공통적으로 많은 섬유질은 장벽을 자극해 배변을 좋게 한다. 동국대 서울한방병원의 정지천 교수는 『겨울추위를 이기고 나온 봄나물은 따뜻한 성질을 지녀 양기를 돋워준다. 또 쓴맛을 지닌 달래 원추리 나물은 입맛과 소화를 돕는 작용도 한다』고 말한다. 여러 약용작용도 지닌 봄나물의 요리법을 알아보자.
쑥―비타민A가 많아 하루에 80g정도만 먹어도 비타민A 하루 필요량(성인기준 700㎍)을 섭취할 수 있다. 해열과 해독, 구충작용, 혈압강하 역할을 한다. 복통에도 효과가 있어 예전에는 말린 쑥을 넣고 복대를 만들어 배에 두르기도 했다.
코피가 날 때 쑥으로 막아주거나 상처에 쑥찜을 했던 것은 쑥이 지혈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쑥국, 쑥버무리 외에 쑥에 밀가루반죽을 묻혀 튀기는 쑥튀김, 다진 쇠고기와 다진 쑥으로 완자를 빚어 끓이는 쑥완자탕이 있다.
미나리―해열과 혈압강하, 황달치료의 효과가 있다. 수분과 식물성섬유가 많아 변비치료에도 이용된다. 나물 외에 미나리강회를 만들면 술안주나 별미로 그만이다.
새끼손가락길이로 자른 쇠고기편육 돼지고기 오징어 등을 미나리줄기로 감는데 이때 달걀 황백지단을 함께 넣고 감으면 색깔도 예쁘다.
냉이―비타민 칼슘 철분을 다량 함유, 춘곤증을 없애고 입맛을 돋운다. 소화와 간의 해독작용을 돕는 작용도 있다. 뿌리가 통통하고 긴 것을 골라 깨끗이 다듬어 국을 끓인다.
달래―생김새와 매운 맛 때문에 「산에서 나는 마늘」이라 불린다. 달래에는 특히 비타민C가 많아 미용에 좋으며 빈혈에도 효과가 있다. 달래 200g기준으로 설탕물(물 2컵, 식초 4큰스푼, 설탕 1큰스푼)에 1시간정도 담궈두면 매운 맛이 가신다. 달래에 많은 비타민C는 열에 약하기 때문에 보통 생채로 먹는다.
조리할 때 식초를 곁들이면 비타민C가 파괴되는 시간이 연장되는 효과가 있다.
두릅―봄나물 가운데 단백질이 가장 많아 고급재료에 속한다. 두릅은 밑둥의 딱딱한 부분을 잘라내고 싹만 끓는 물에 데쳐낸다.
초고추장이나 된장에 무쳐 먹거나 두릅산적 두릅전유어 두릅초회를 만들어 먹는다.
◎나물 맛있게 무치려면
나물은 재료의 맛과 향은 물론 씹히는 맛을 살려 무치는 게 비결이다. 너무 푹 절이거나 무르게 삶으면 재료가 지닌 독특한 맛이 없어진다.
무치기 전에 물기를 충분히 제거하고 손으로 가볍게 무치는 것이 좋다. 젓가락으로 무치면 간이 골고루 배어들지 않는다.
요리연구가 한정혜씨는 『냉이 씀바귀 두릅 원추리 등 매운 맛 나물은 물엿 설탕 깨소금을 넣은 초고추장에 무치는 게 맛있다』고 설명한다. 봄철에는 자주 무침요리를 하므로 초고추장을 넉넉히 만들어 두면 일손을 덜 수 있다. 무침은 시간이 지날수록 재료에서 물기가 빠져나가 맛이 떨어지고 모양새도 없어지기 때문에 먹기 직전에 재빨리 무친다.
한씨는 또 『봄나물은 섬유질이 많아 씹히는 맛 이외에는 대체로 밋밋한 편이므로 쇠고기, 조갯살 등 다른 재료와 함께 무치는 것도 좋다』고 일러준다.<김동선 기자>김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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