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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차만별 화장품가격 거품 걷히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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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차만별 화장품가격 거품 걷히려나

입력
1997.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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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프라이스제 내달 중순께 실시같은 제품이라도 가격이 천차만별인 자율가격시대가 오고 있다. 올해초 유가자율화를 선두로 시작된 신가격체제는 올 봄 실시를 앞둔 화장품 오픈프라이스제로 본격화해 양·한방약 등 거품가격이 형성돼있는 다른 품목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신가격체제의 특징은 「소비자 중심」이라는 점. 가격이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결정될 가능성이 커질 뿐 아니라, 보다 질좋은 제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3월 중순께에는 화장품에 오픈프라이스(Open Price)제도가 도입된다. 판매업체가 가격을 결정해 스티커를 붙이는 이 제도가 시행되면 화장품 전문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왕창할인」 「완전반값」 「50% 세일」 등의 호객성 문구가 사라지게 된다.

지금까지는 화장품 제조업체에서 턱없이 비싼 거품가격을 붙이고, 전문점에서는 「엄청나게 깎아주는」 것처럼 높은 할인율을 내거는 관행이 일반적이었다. 결국 제품에 붙어있는 권장소비자가격은 무용지물이 되고, 할인가격이 실구매가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가격결정권을 제조업체에서 유통업체로 넘겨주는 오픈프라이스제는 얼토당토않은 거품가격 대신 일선 판매업체에서 결정하는 실구매가를 합법적인 「가격」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화장품업계에서는 오픈프라이스제가 문란한 가격질서를 바로잡고, 제조업체들간의 본격적인 품질경쟁을 유발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기존 브랜드에 대해서 가격인상이 금지돼 제조업체는 새로운 브랜드를 도입하는 등의 편법적인 인상으로 비용 상승의 부담을 덜 수 밖에 없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오픈 프라이스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장기적으로는 보다 우수한 브랜드와 제품이 등장할 것으로 보이고, 소비자들의 반응에 민감한 일선 판매점에서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소비자의 요구가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도 크다.

제조업체에서는 제도 시행 초기의 혼란을 막기위해 적정마진율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일선 판매점에 제시할 계획이다. 업체에서는 판매점이 조밀한 도심지역에서 보다 싼 가격이 형성되고,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주택가나 지방에서는 화장품 값이 비싸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으로는 판매점끼리 가격을 담합해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또 판매점에서 마진이 높은 제품들만 들여놓거나 수요가 많은 인기상품의 가격을 올려 부당하게 이익을 꾀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유가자율화 이후 일부 정유소들이 가격을 사전 조율한뒤 턱없이 높은 값을 받아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한국소비자연맹 등 소비자단체들은 새로운 가격체제에서는 능동적인 소비자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소비경제의 주도권이 소비자에게 넘어오고 있는 이상 적극적인 구매행태가 건전한 구매질서 정착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비자단체가 소개하는 신가격체제의 구매요령은 다음과 같다.

▲물건을 구입하기에 앞서 판매점들의 가격을 미리 조사할 것 ▲소비자단체 등에서 조사하는 품질과 가격정보에 밝을 것 ▲부당하게 높은 가격을 받는 판매점이나 가격 담합 등의 의심이 있을 때는 바로 공정거래위원회나 소비자단체 등에 신고할 것 ▲품질 위주로 제품을 선택할 것 등이다.<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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