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중 신장 버스폭탄테러/독립요구 신호탄인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중 신장 버스폭탄테러/독립요구 신호탄인가

입력
1997.02.27 00:00
0 0

◎등 추모대회 몇시간 안지나 발생/티베트·내몽고 도미노사태 우려덩샤오핑(등소평) 사망이후 중국내 소수 민족의 동태가 심상치 않다. 신장(신강) 위구르자치구 수도 우룸치(오로목제)에서 25일 발생한 위구르족의 폭탄테러는 등의 추도대회가 끝난지 수시간도 채 못된 시점에서 감행돼 중국 공안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회교 위구르족은 춘지에(춘절·설)를 앞둔 5, 6일 신장의 이닝(이녕)시에서 폭동을 일으켜 무려 300여명의 사상자를 낸 바 있다. 49년 공산당 집권이래 이 지역 최대 유혈사태였다. 베이징 당국은 이들이 등의 사망으로 변방 통제가 미약해진 틈을 타 또다시 준동할 가능성이 짙다는 시각이다. 720만 위구르족이 등의 사망으로 독립을 위한 일대 호기를 잡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근 카자흐를 근거지로 한 위구르족 독립단체인 「국가연합혁명전선」은 이닝에서 2,000명이상의 한족들이 23일 우룸치로 피난했다고 밝혔다. 중국군이 위구르족의 폭동으로부터 한족을 보호하기 위해 대피시켰다는 것이다. 중국지도부가 이 지역 민족분규를 간단치 않은 사태로 판단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지난해 중국당국에 의해 체포된 위구르족 분리주의자들은 5만7,000명가량. 그러나 중국내 소수민족중 가장 거센 위구르족의 독립 열기는 들불처럼 확산됐다. 이들의 염원은 동투르키스탄공화국의 재건. 1944년 건국했으나 1949년 중국의 침략으로 소멸된 옛 공화국을 되찾는 게 이들의 궁극적 목표다.

중국의 고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신장의 독립열기가 인근 티베트(서장)와 네이멍구(내몽고) 등으로 이어져 도미노 현상을 촉발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티베트에서도 사원폐쇄령이 내려진 95년이후 독립 열풍이 고조돼 왔다. 중국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였던 달라이 라마의 사진을 라마교 사원에서 제거하라고 지시한데 따른 반발로 티베트인들이 시위를 벌이자 정부가 사원을 폐쇄조치를 취했던 것.

더욱이 티베트인들은 달라이 라마를 무시한 채 중국이 친중국성향의 판첸라마를 임명한데 대해 불만을 품어왔다. 네이멍구자치구에서도 95년 12월 인권운동가의 체포로 인해 교수와 대학생들의 시위가 벌어지는 등 중국과 몽골인들간의 갈등은 노골화하고 있다.

한족을 제외한 중국의 소수 민족은 모두 56개 민족에 8,100만명. 전체 인구중 7%에 불과하다. 중국당국은 소수민족을 포용하기 위해 거주지의 최대인구를 차지한 민족에게 주인역할을 맡긴다는 이른바 「당가작주」원칙을 천명하는 등 유화정책을 펼쳐왔지만 신장 티베트 네이멍구 등 3개 자치주의 독립 움직임은 확산되는 추세다.

등 사후 권력을 승계한 중국 지도부로서는 「민족갈등의 봉합」이란 만만치 않은 과제가 발등의 불로 떨어진 셈이다.<이상원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