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전국 댐·저수지 바닥 보인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전국 댐·저수지 바닥 보인다

입력
1997.02.27 00:00
0 0

◎올 남부강수량 10∼50㎜,평년 30∼40%선/댐저수율 20∼30%대,15개 시·군 제한급수/4월초까지 최소한 100㎜는 와야 해갈4년째 계속되는 겨울가뭄으로 남부지방이 목타고 있다. 올들어 남부지방의 강수량은 10∼50㎜로 평년의 30∼40%에 불과해 경남·북과 전남, 제주는 물론 부산과 충청지방까지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비록 25, 26일 마른 대지를 적시는 단비가 내리기는 했지만 지난 3년간 누적된 가뭄으로 저수량이 워낙 줄어든 상태여서 완전 해갈을 위해서는 4월초 까지 최소한 100㎜의 비가 더 와야 한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26일 현재 제한급수를 실시하고 있는 곳은 경남의 거제 남해 양산 등 7개 지역, 전남 신안과 고흥, 충남 서천, 충북 옥천, 제주도 3개 지역, 부산 기장군 등 전국 15개 시·군 4만7,000여가구에 달한다. 4월초 까지 비가 더 오지 않을 경우 제한 급수지역은 경북 경주와 포항 전지역, 경남 울산과 부산 등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남 신안과 고흥의 경우 10개 읍면지역 3만6,000여명이 3개월째 제한급수를 받고 있고 충남 서천군은 종천저수지의 저수율이 45%까지 떨어지면서 1월말부터 장항읍에 제한급수를 실시하고 있다. 가뭄피해가 가장 심한 경남지역은 남해 하동 거제 의령 창녕 양산 통영의 3만여 가구에 시간제·격일제 급수나 운반급수가 이루어지고 있다. 제주도는 도내 최대 수원지인 어승생 수원지의 저수율이 20% 이하로 떨어져 제주시 인화동과 북제주군 안덕면, 남제주군 한림읍 등 5개 지역에서 심한 식수난과 함께 감귤농장들이 용수난을 겪고 있다. 부산시는 이달 들어 낙동강의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이 식수취수한도 6PPM을 넘어서 취수량 감소와 제한급수를 고려하고 있다.

전국의 각 댐과 저수지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안동 임하댐의 저수율이 24%, 충주댐 27%, 합천댐 29%, 주암댐 28% 등 남부지방 다목적댐의 저수율이 20∼30%대로 떨어져 농·공업용수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충주댐의 경우 최근 수위가 발전제한 수위보다 불과 4m높은 114m밖에 되지않아 발전량을 예년의 60∼70%대로 줄인 상태이며 충주호 유람선도 거의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

각 지역 저수지의 저수율도 최소 적정저수율을 크게 밑돌고 있다. 영호남 등 남부 지방의 평균 저수율이 50∼60%대에 머물고 있고 제주도는 27%에 불과하다. 저수율이 10%미만인 곳도 전남 신안, 경북 포항과 경주, 경남 울산 통영 거제 양산 등 11개소에 달하며 10∼30% 저수율을 보이는 곳도 31개소나 된다. 경주 보문호는 물이 거의 말라붙어 호수라기보다는 황무지에 가까울 정도다.

이에 따라 영남 지역은 보리농사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경주 농촌지도소 김무준 기술지도과장은 『일부지역에서 밭작물의 잎이 시드는 위조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3월에는 과수농사에도 피해가 예상된다』며 『4월초까지 큰 비가 안오면 벼파종과 육묘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가뭄으로 인해 울산과 포항 등 대규모 공업단지들도 용수난을 겪고 있다. 울산공단내 50여개 석유화학업체들은 낙동강 수질악화로 정수처리가 제대로 안된 용수를 사용하면서 설비 고장과 불량율 증가 등 생산차질을 빚고 있으며 포항제철도 부족한 용수 5만여톤을 관정 개발이나 생활하수 정화를 통해 자체 공급하고 있다. 포항제철 관계자는 『4월까지 비가 오지 않으면 각 공장별로 용수를 할당해 사용해야 하는 등 조업단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배성규 기자>

◎수질오염이 물 고갈 부채질/4대강 대부분지역 3급수이하 상태/가용수자원 부족 불러

전국 주요하천과 저수지의 수질이 크게 악화하면서 이로인한 물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물고갈이 수질오염을 일으키고 이것이 다시 가용 수자원을 감소시키는 악순환을 빚고 있는 것이다.

남부지방은 계속되는 겨울가뭄으로 낙동강 영산강 등 상수원 수질이 크게 악화해 물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부산지역 4개 정수장에 원수를 공급하는 낙동강 덕산 정수장은 원수의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 지난해 12월 3.7PPM에서 올 1월말에는 6PPM으로 크게 나빠졌고 마산·창원지역에 수도물을 공급하는 칠서정수장의 수질도 BOD가 같은 기간 4.5PPM에서 6.5PPM으로 올라갔다. 영산강도 지난해 11월 5PPM에서 올 1월 6PPM으로 수질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

남부지방 주요하천 수질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은 장기적인 가뭄현상 때문이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공장과 축사에서 나오는 오폐수와 도시의 생활하수에 원인이 있다. 한국과학기술원 토목공학과 박희경 교수는 『4년간 계속된 강수량 저하로 하천의 수량이 부족해져 수질관리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공업지역이 많은 낙동강의 오염이 가장 심각해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하천의 자정기능이 상실되는 겨울철 갈수기에 유해화학물질이 흘러들어 대형 수질오염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벤젠과 톨루엔 등 휘발성 유기용제는 물속에 미량이 유입되더라도 수돗물에서 악취가 나는 등 심각한 수질오염을 일으키게 돼 특별관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충주댐 유경택 관리부장은 『가뭄에 따른 직접적인 수량 감소보다 수질오염으로 인한 가용 수자원 부족이 더 큰 문제』라며 『지방자치단체와 동사무소에 오폐수방출 감시 및 단속 활동을 강화해 달라는 협조공문을 띄우고 강 상류의 공장과 관광업소들을 상대로 홍보활동을 벌이는 등 수질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태』라고 말했다.

수질오염에 따른 실질적인 수자원 고갈현상은 심각하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수질이 현재 추세대로 나빠질 경우 실제 물공급량이 크게 감소해 10대강 유역을 중심으로 2021년에는 1.2억톤, 2031년에는 7.36억톤이 모자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장지영 간사는 『낙동강 영산강 뿐만 아니라 한강수계도 상수원 보호구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이 3급수 이하인 상태』라며 『빗물이 흐르는 우수관과 하수관을 분리하고 공장폐수 정화와 재활용 등 하천을 살리기 위한 근본적인 오염방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배성규 기자>

◎21세기 전세계가 물부족/세계인구 3분의 2가 고통 전망/95년 유엔자료 ‘한국 포함’ 충격

「21세기에는 세계가 물부족」

수자원 낭비와 오염으로 인해 전세계가 이르면 10년 이내, 늦어도 2025년이후에는 심각한 물부족사태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유엔의 「지속가능한 개발위원회」(CSD)는 지난달 22일 발간한 지구환경 보고서에서 『2025년까지 수자원의 낭비와 오염을 막기위한 특단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세계인구의 3분의 2가 물부족으로 고통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세기중 물사용량은 인구증가율보다 2배이상 빠른 속도로 증가해왔고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약 30년안에 55억명이 물의 혜택을 누릴 수 없는 지역에 거주하게 된다.

보고서는 이어 『현재도 이미 세계인구의 3분의 1가량은 심각한 수준의 물부족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면서 『이에따라 95년의 경우 세계인구의 절반이 위생상태가 불량한 물을 마셨다』고 지적했다. 또 한 사람이 사용가능한 물의 양도 지난 70년이후 올해까지 10%이상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보고서가 지적한 물부족의 가장 큰 원인은 수질오염이다. 오염때문에 가용수자원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이상기후나 강수량 감소의 영향은 언급하지 않았다. 보고서는 따라서 『수질보호를 위해 독성물질 사용금지, 생태계 보호, 해안지대 보존 등을 위한 협약을 체결해 하루빨리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유네스코도 지난해 월간 「유네스코 소스」(UNESCO Sources) 11월호에서 『앞으로 10년안에 지구의 물수요가 공급을 초과, 물부족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간행물은 또 인구증가와 수질오염의 가속화에 따라 지구에서 한 사람이 1년동안 사용가능한 물의 양이 95년 7,500톤에서 2025년에는 5,100톤으로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는 95년 기준으로 각국의 「깨끗한 물」, 즉 식수의 부족량을 나타내는 「물 압박률 지도」가 실려 특히 관심을 끌었다. 이에 따르면 캐나다 러시아 호주 스웨덴 인도네시아 등이 압박률 10% 미만으로 물부족을 겪지않는 나라로 분류됐고 중국 일본 태국 프랑스 영국 등이 10∼20%로 물 공급량 확대를 위한 더 많은 투자와 수요관리가 요구되는 나라에 포함됐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건조기후인 이란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물이 극히 희귀해 수입에 의존하거나 바닷물을 정수해 쓸 수 밖에 없는」 압박률 40%이상의 나라로 지목돼 충격을 주었다.<유성식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