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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선 앞장서는 큰 사람 되길”/서울대 선우중호 총장 졸업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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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선 앞장서는 큰 사람 되길”/서울대 선우중호 총장 졸업식사

입력
1997.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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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졸업은 새로운 인생의 시작입니다. 이제까지 여러분은 교수의 도움을 받아 배우고 연구했다면 오늘부터는 스스로 탐구해야 할 입장에 놓이게 됩니다. 이제 우리사회의 주역으로 참 인생항로의 길에 접어드는 여러분께 간곡하게 몇마디 당부하고자 합니다.우리 서울대 가족은 언제 어디서나 탁월하다고 칭송받고 그렇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이런 칭송이 헛이름이 아니라 내실임을 행동으로 보여야 합니다. 현대사회는 개개인의 권리가 강조된 나머지 정을 나누며 어울려 사는 공화의 정신이 소홀히 되기 쉽습니다. 공동선의 원리에 따라 사회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공동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허물을 자신에게서 찾는 큰 사람, 즉 대인이 되십시오. 그리하여 여러분은 우리 사회가 도덕적으로 성숙한 참다운 시민사회가 되는데 초석이 되기를 당부합니다.

지성의 연마를 소홀히 해서도 안됩니다. 21세기는 복잡다기한 산업사회로서 사회 각 분야의 전문가인 여러분이 주역입니다. 날카로운 지성 위에 창의와 조화의 정신으로 합심 진력하길 바랍니다.

여러분이 진출하려는 학원 바깥은 지금 안팎으로 불안, 불신과 혼란이 소용돌이치고 있습니다. 변화의 파도는 사회주의와 군부권위주의를 붕괴시켰을 뿐 아니라 그동안 잠복해 있던 한국 정치사회의 병폐들을 노출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세기말적 도전에 직면해 생활보수주의에 안주해서도, 불만을 토로하고만 있어서도 안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21세기의 입구에 선 지식인으로서 창조적인 이상의 불꽃을 실현해야 할 시대적 사명감을 지니고 있습니다.

젊은 패기와 참신한 착상, 이상에의 열정으로 낡은 지식의 껍데기를 버리고 바로잡는데 정진하십시오. 여러분이 「진리는 나의 빛」이라는 우리 대학의 정신에 따라 이성과 진리, 교과서적 정의가 현실사회에서 실현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정진할 때 모교는 큰 보람과 자부심을 느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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