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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대정부질문 ‘DJ색깔론 시비’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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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대정부질문 ‘DJ색깔론 시비’ 진통

입력
1997.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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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회의,여 원고 문제제기/“매카시즘”“개인의견” 공방/고성·욕설… 정회끝에 유회국회는 25일 신한국당 이용삼 의원과 허대범 의원의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에 대한 「색깔론」과 「퇴진론」을 담은 대정부질의 원고내용으로 큰 소란을 겪었다. 국민회의측은 『여권이 한보사태 등으로 궁지에 몰리자 매카시즘을 동원하기 시작했다』며 여당측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했고, 신한국당은 『의원개인 차원의 문제로 야당의 요구에 응할 수 없다』고 맞섰다. 김총재가 과잉대응을 자제토록 당에 지시함에 따라 일단 불은 꺼졌으나 이날 예정됐던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질문은 2차례 정회끝에 내달 3일로 연기됐다.

○…이날 상오 10시 본회의가 개회되자마자 이용삼 의원의 원고내용이 소동의 불씨가 됐다. 첫번째 질문자인 국민회의 천용택 의원이 단상에서 질의를 시작하려던 찰나 사전배포된 원고를 보던 국민회의 의원들이 큰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국민회의 김옥두·박광태·설훈 의원 등은 신한국당 서청원 총무 등을 향해 『야당총재를 간첩으로 만들 수 있느냐』며 고함을 질렀다. 본회의장은 삽시간에 신한국당 의원과 국민회의 의원들간의 고성과 욕설로 뒤덮였다. 몸싸움 일보직전이었다. 국민회의의 한영애 의원과 신한국당 유용태 의원은 입에 담지못할 욕설을 주고 받기도 했다. 김수한 의장은 『TV에 생중계되고 있으니 언어를 조심하라』고 자제를 요청했으나 분위기가 계속 악화하자 결국 상오 10시26분에 정회했다.

○…국민회의는 긴급 의원간담회와 간부회의를 잇달아 열고, 이·허 의원의 김총재 비난발언을 『여권의 매카시즘 선동의 시작』으로 규정하는 등 격앙된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날 하오 국회 총재실에서 열린 긴급 간부회의에서 김총재의 설득으로 본회의 속개에 참석키로 결정했다.

김총재는 간부회의에서 『이·허 의원의 인신공격은 근거가 없고, 과거 여러차례 검증된 것이기에 과잉대응할 필요가 없다』며 『이 문제로 국회가 파행으로 치닫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정동영 대변인이 전했다. 김총재는 이어 『이 얘기는 이미 5·16때와 80년대 두번이나 철저한 검증을 받아 근거없는 것으로 판명났다』며 『6·25당시에 나는 서울에 있다가 목포로 내려갔기 때문에 시간과 장소부터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협·장영달 의원은 『김총재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는 17년전 5공 신군부가 「김대중의 용공혐의를 조작하라」는 지령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민석 의원은 『김대통령이 거짓사과하고 강경파가 한보정국을 뒤짚기 위한 음모』라고 규정했다.

한편 국민회의는 허의원이 제시한 미국 한국어 주간지 「워싱턴 투데이」는 부수가 500부에 불과하며 『국회의원이 대정부질문에서 이를 인용한 것은 양식을 의심케 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신한국당은 긴급 고위당직자회의를 열어 『이·허 의원의 연설원고는 개인차원의 것』이라며 국민회의측이 요구한 수정과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김철 대변인은 『대정부질문이 시작되기도 전에 야당이 원고만 갖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말도 안되며 야당도 각종 설을 갖고 발언하고 있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용삼 의원은 『평소 생각해왔던 것을 말했을 뿐』이라며 야당의 주장을 일축했다. 허대범 의원도 『군출신으로 평소 한보사태와 안기부법 등으로 인한 안보를 우려해왔던 것을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권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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