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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틸과 미틸/서화숙 네오라이프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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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틸과 미틸/서화숙 네오라이프팀 차장(앞과 뒤)

입력
1997.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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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프랑스 사람과 이야기하다가 프랑스 작가 「스탕달」을 현지에서는 「스텐달」로 부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불러온, 지금도 번역서마다 버젓이 표기되어있는 이름은 틀렸다는 것이다.행복을 가져다주는 파랑새는 먼 곳이 아니라 집에 있더라는 벨기에 작가 메테를링크의 희곡 「파랑새」의 주인공이 틸틸과 미틸이라는 사실도 10년전에야 알았다. 그전까지 알던 이름은 찌루찌루와 미찌루였다. 우리나라 번역서들이 프랑스어 원본이 아니라 일본 번역본을 중역하면서 혀짧은 일본말 표기를 그대로 따라 한 것이다. 그때 대형서점에 가서 책을 뒤져보니 9종 중에 2종만이 원어표기를 하고 있었다. 지난해 텔레비전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파랑새」를 인형극으로 하는데 여전히 이름은 치루치루와 미치루였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보면 매사가 이런 식이다. 근본이 잘못된 줄도 모르고 그 위에 기둥을 올리고 집을 짓는다. 「가지없는 나무에 꼭지없이 달린 배를 마구리 없는 자루에 담아 어깨에 지고 오다가 뒤를 돌아다보니 거짓말이 둥둥 떠내려가더라」는 옛날 이야기가 진짜로 벌어진다.

오죽 돈관리가 부실했으면 몇 조나 되는 돈을 되돌려받지 못한 곳이 은행이다. 그런 은행에 저축을 많이 하라고 상속·증여세를 면제한 저축을 도입한다고 한다. 10년간 1억원이면 증여세를 최고 4,080만원이나 줄일 수 있다니 돈 있는 사람은 앉아서 4,080만원을 벌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지난해 만든 가계면세저축만 해도 돈있는 사람만 월 14만원 정도를 앉아서 벌 수 있다고 해서 문제인데 그것도 모자라 이런 저축을 만든단다. 부의 균등한 배분을 추구하는 복지국가의 기본개념에 완전히 위배되는 정책을 저축률 신장이라는 이름으로 위장하고 있다.

아들이 골치라서 대통령이 자신 가까이 두지 않겠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잘못을 저질렀으면 처벌을 받아야 하고 잘못이 없으면 평범한 국민으로 살면 된다. 아들을 부모 가까이 두지 않는 것이 해결책이라니, 근본부터 어긋난 대책을 보는 마음이 아슬아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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