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톤 돌 230만개를 쌓아 수십년에 걸쳐 건축한 인류문명의 불가사의 대피라미드/누가… 어떻게… 왜 만들었을까/스핑크스의 수수께끼처럼 이집트 가는 길엔 5,000년 신비가 펼쳐진다이집트 여행은 피라미드의 수수께끼를 푸는 길이다. 해답을 찾지 못해도 좋다. 그냥 인류의 역사속에 빠져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불가사의의 세계를 찾아가는 이집트여행. 인류역사가 동틀 무렵의 거대한 문화유산과 조우하는 이집트여행은 시종 「?」의 연속이다.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첫번째라는 대피라미드를 찾는 여행에서부터 뒷목을 뻐근하게 하는 카르낙신전의 높디높은 열주를 바라보는 데까지…
누가 언제 어디서 도대체 무슨 이유로 이런 건축물을 만들었을까?
이집트여행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지적게임이다. 간단한 오락게임에도 매뉴얼 숙지가 필수적이듯, 여행에 앞서 몇 권의 책읽기는 여권을 챙기는 일만큼이나 중요하다. 여하튼 이집트여행은 느긋함을 만끽하기보다는 발이 부르트도록 파라오들의 숱한 무덤과 박물관으로 온종일 걷게 만든다.
이중 백미는 역시 대피라미드. 수도 카이로에서 멀지않은 기자지구에 있다. 「원달러」도 아닌 「일달라」를 외치며 낙타타기를 강권하는 현지인들과의 실랑이에 지칠 무렵, 눈앞에 펼쳐지는 대피라미드는 보는 이를 숨막히게 한다.
누가 이토록 거대한 기념비를 모래사막 위에 세웠을까? 기중기는 커녕 도르래도 없었다던 태고적에 어떻게 돌을 다듬고 옮기고 쌓아올렸을까? 나침반은 생각도 할 수 없었을 것 같은데 1만분의 1수준의 오차로 방위각을 측정한 비결은 무엇일까? 목이 아프도록 아무리 오래 피라미드를 치켜보아도 의문은 풀리지않고 궁금증만 더해갈 뿐이다.
인류가 만든 건축물의 금자탑이라는 대피라미드의 높이는 146.73m. 1∼3톤, 많게는 30톤이나 나가는 돌을 최소한 230만개 이상 쌓아 만들었다. 돌사이의 틈새에 가느다란 종이하나 집어넣을 수 없을만큼 치밀하다. 돌 숫자만큼이나 많은 석공의 손가락이 으스러졌을 것이란 얘기에 숙연해진다. 무게는 600만톤, 나일강변의 채석장에서 캐낸 바위덩어리를 8톤트럭으로 옮겨도 최소한 75만대 이상이 필요하다.
이집트학자들은 이 불가사의를 지금으로부터 4,500년전께 파라오였던 쿠푸왕이 자신의 무덤으로 지었다고 말한다. 현지 안내서는 당시 나일강이 넘쳐 농사를 짓기 힘든 1년중 3개월동안 10만명을 동원, 20년동안 공사를 했다고 적혀있다. 수십톤이나 되는 돌을 크레인도 없이 1분에 4개씩 쌓았다는 주장을 믿을 수 없다. 당시 이집트인들은 헤라클레스와 삼손의 힘이라도 가졌다는 말인가? 그것도 기원전 2,500년전에.
불가사의함은 보물찾기라도 하는 양 보이지 않는 곳곳에도 숨어있다.
정사각뿔인 대피라미드의 4개면은 정확하게 동서남북을 가리키고 있는데 그 방위각의 오차가 단지 0.015%에 불과하다. 밑변길이도 230.25m에서 230.45m로 그 차이가 1%도 안되는 20㎝이내의 오차이다. 높이와 밑면둘레의 길이가 지구의 반지름과 둘레를 거의 정확하게 4만3,200분의 1로 줄인 것이란 사실에는 아예 말을 잊게 만든다. 4,500년전의 이들이 지구의 크기는 어떻게 알았을까?
이런 불가사의함 때문인지 외계인이 지었다는 주장에서부터 지금은 사라진 인류의 또다른 선진문명이 1만5,000년전에 건설했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대피라미드에서 풀지못한 의문점은 다소 규모는 작지만 인근의 제2(일명 카프레왕의 피라미드) 제3(일명 멘카우레왕의 피라미드)의 피라미드를 봐도 별로 풀리지 않는다.
세 피라미드를 돌아 3분쯤 걸었을까. 수천년동안 불어닥친 모래폭풍을 이겨낸 스핑크스가 서있다. 인간의 머리와 사자의 몸을 가진 제작연대 미상의 조각작품. 4,400여년전 카프레왕이 만들었다는 이집트학자들의 주장도 놀라운데 그레이엄 헨콕은 최근 「신의 지문」에서 『스핑크스는 최소한 기원전 1만년전에 세워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피라미드의 충격은 이집트여행의 시작에 불과하다.
◎이집트 가볼만한 곳
▲이집트 고고학박물관=5,000년 이집트 역사를 보여주는 10만여점의 유물을 2층짜리 구식건물에 쏟아놓듯 늘어 놓았다. 카이로 시내의 중심지인 타흐리르광장에 있다. 금세공술의 극치라 할 미소년 투탕카멘왕의 황금마스크에서 아부심벨 룩소르 아비도스 등 이집트전역에 유물을 뿌려놓은 람세스2세상까지.
▲카르낙신전=피라미드가 나무망치로 맞은 듯한 충격을 준다면 카르낙신전은 쇠망치로 맞은 듯한 진한 충격을 준다. 1,300여년동안 건설된 이집트 최대의 신전. 높이 23m, 둘레 15m의 기둥 134개가 늘어선 대열주실이 압권. 기둥과 기둥을 잇는 판석에는 상형문자 등이 새겨져 있으며 수천년전의 채색이 생생하다. 이집트역사상 유일한 여자 파라오였던 하트셉수트가 만든 29.5m의 오벨리스크가 서있다. 조명시설이 만개하는 야간의 「빛과 음향의 쇼」도 일품.
▲룩소르=테베로 불린 중·신왕국의 수도. 나일강을 경계로 동편에는 카르낙신전과 룩소르신전이, 서편에는 유명한 「왕가의 계곡」, 하트셉수트의 장제저전 등이 있다. 왕가의 계곡에는 바위산에 뚫은 총연장 200m가 넘는 파라오의 무덤 수십기가 수천년전의 채색을 그대로 간직한 채 보존돼 있다.
▲알렉산드리아=눈이 시리도록 푸른 지중해의 진주. BC 4세기경 이집트를 정복한 알렉산더대왕의 명령으로 건축가 디노크라테스가 건설한 도시. 프톨레마이오스 왕조가 세운 도서관 기둥으로 알려진 폼페이기둥, 그레코로만박물관, 로마원형극장, 로마제국이 기독교를 박해하던 당시 비밀예배장소였던 콤엘슈가파의 카타콤 등이 볼 만하다.
▲아스완=이집트 최남단의 세계적인 겨울휴양지. 아스완댐, 아가 칸 무덤, 엘 판디에 섬 등이 명소.
▲아부심벨=10층 빌딩보다 더 높은 높이 33m, 폭 38m의 신전이 일품. 2,300여년 전에 람세스 2세가 만들었다. 아스완까지 펼쳐진 사막의 풍경도 좋다.
▲홍해=스킨스쿠버 등 해양스포츠를 만끽할 수 있는 세계적 리조트. 모세가 십계명을 받았다는 시나이산이 인근 시나이반도에 있다.
특히 카이로에서 비행기로 1시간 거리인 후루가다는 유럽의 해양스포츠광이 몰리는 명소.<카이로=이동국 기자>카이로=이동국>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