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벌·카디건 등 추가땐 30만원 넘어입학철이 다가오면서 「중·고교생 교복이 너무 비싸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스마트」 「엘리트」 등 대기업브랜드 제품, 학교근처 학생복판매점에서 취급하는 중소업체 제품들인 교복은 약간의 가격차이는 있지만 상하의와 셔츠로 이루어지는 동복이 대략 16만∼19만원선, 카디건을 첨가하거나 디자인·소재 등을 고급화한 일부학교나 예술고 교복은 23만원까지 한다. 입학을 앞두고 이것저것 준비할 것이 많은 가계에 적지않은 부담을 주는 가격이다.
「옷감의 질이나 바느질상태가 가격에 비해 떨어진다」는 의견이나 「양복스타일의 재킷과 와이셔츠, 넥타이 등이 한창 성장기의 활동적인 청소년에게 적당하지 않다」는 지적도 많다.
이현숙(44·주부)씨는 『고등학생인 아들의 교복을 장만하는 데 번갈아 입을 수 있도록 바지를 2개, 2만원씩 하는 셔츠를 5매 준비했더니 30만원이 넘었다』고 말했다. 장명숙(51)씨는 『중3인 아들애가 입학할 때 장만한 교복이 낡은 데다 성장하는 바람에 일년밖에 더 입지 않을 것이지만 새로 구입해야만 했다』고 말한다.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강동지부장 이정숙씨는 『「교복이 너무 비싸다」고 전화를 걸어오는 학부모들이 많다. 예전의 「교복세대」들과는 달리 요즘 학생들은 교복을 학교에서만 입기 때문에 교복착용의 원래 취지처럼 일탈을 방지하는 것도, 사복구입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것도 아닌 실정』이라고 말한다.
각 학교에서 교복착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학교장의 재량이다. 학교에서 디자인과 소재를 결정해 고시하면 업체들이 생산량과 가격을 결정, 판매하고 있다. 일부학교에서는 처음 교복을 도입할 때 업체들을 대상으로 공개입찰을 하기도 하지만 이 경우 첫해에는 싼 가격으로 공급하다가 지정점이 되면 가격을 올리는 횡포를 부리는 곳도 있다.
업체들은 교복가격이 높은 이유로 학교마다 디자인이 달라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해야하는 점과 업체끼리의 신경전에 의한 과잉생산 및 재고비용을 들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구정중학교 앞 「에이틴학생복」의 주인 박모씨는 『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광고, 사은품경쟁도 가격상승에 한 몫 한다』고 설명한다.
2∼3년전부터 교복착용이 늘어나면서 학생복시장은 급속히 성장하는 추세다. 업계추산에 따르면 올해 교복시장규모는 3,000억원. 교복을 착용하는 학교는 전체학교의 95%인 4,500여개, 교복을 구입하게 될 중·고교 입학생의 수는 140만명에 이른다.
일부학교에서는 교복물려주기 운동을 펴기도 하지만 요즘 청소년들이 학년별로 지정된 체육복을 학교에서 잃어버리고도 찾지않고 새로 사는 등 물품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데다 남이 입던 옷은 꺼려하기 때문에 정착이 어렵다.<김동선 기자>김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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