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년 ‘한글1.0’ 개발 국내SW 새 장/한국의 빌게이츠/검색기 개발 등 인터넷사업 본격 진출한글과컴퓨터사 사장인 이찬진(32)씨의 집과 사무실에 있는 컴퓨터는 절대 꺼지지 않는다. 전자우편 검색, 사원들과의 의견교환 등 업무에서부터 부인 김희애씨와 주말에 같이 볼 영화를 고르는 일까지 모두 인터넷과 PC로 처리하며 「PC가 하루종일 켜 있어야 정보화사회」라고 믿기 때문이다. 「한국의 빌게이츠」로 통하는 이씨는 이렇듯 남들보다 앞서 정보화사회를 살면서 인터넷과 함께 밀려오는 디지털혁명에 대비한 구상을 다듬고 있다.
『PC가 200만대 이상 보급됐으므로 이제 연결만 하면 정보화사회는 성큼 다가옵니다. PC와 인터넷을 쉽게 사용하도록 기초 소프트웨어를 500만개정도 만들어 학교, 가정 등에 보급해야 하는데 1,000억원의 국가예산이면 정보화사회가 최소한 1년은 앞당겨질 것입니다. 그리고 행정부처 과장급이상 모든 관료와 국회의원 등 정치가들이 주민등록번호처럼 인터넷주소를 가져야지요. 이 인터넷주소를 공개해 국민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이씨가 PC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고3때인 83년. 남들은 대입준비로 밤을 지새울때 8비트 컴퓨터 애플에 미쳐 키보드를 두들기며 밤을 밝혔다. 서울대 기계공학과 재학중에도 전공보다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두각을 나타내 88년 (주)정보시대가 주최한 프로그램 공모전에서 체신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그가 「한글」을 만든 동기는 불편함 때문이다. 대학시절 나와있던 문서작성기를 사용하면서 겪었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아예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겠다고 결심했고 89년 「한글1.0」을 만들어냈다. 외국 소프트웨어 일색이던 국내시장에서 「한글」은 150만개가 팔리며 우리의 자존심을 세워줬고 96년 윈도95용 한글프로로 발전했다.
「한글1.0」을 계기로 소프트웨어를 본격 개발하기 위해 90년 한글과컴퓨터사를 설립했다. 회사경영에도 남다른 수완을 발휘, 한컴은 창업 7년만인 96년 주식시장에 장외등록, 주가가 10만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는 회사설립 후 가장 큰 변화를 인터넷사업 진출로 꼽는다. 「한컴네트」라는 자체 네트워크를 운영하며 인터넷에서 한글로 정보를 찾을 수 있는 검색기 「심마니」를 개발하는 등 인터넷사업에 남다른 애착을 가졌다. 앞으로 모든 정보가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통신망을 통해 하나로 연결되는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고 그것이 바로 「정보화사회」라고 정의한다.
『PC가 전화나 메모장처럼 생활속에서 자주 쓰이는 도구가 돼야만 정보화사회는 가능합니다. PC를 자주 쓰도록 만드는 유용한 소프트웨어가 부족한 것이 문제인데 가정용과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많이 개발해 사람들이 PC를 적극 활용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모든 일을 즐겁게 처리해 스트레스라는 생각이 들지않도록 하는 것, 그의 스트레스 예방책이고 취미는 부인과 함께 하는 영화감상. 최근 본 작품중에 뮤지컬영화 「에비타」가 감동적이었다며 적극 추천한다.<송강섭·최연진 기자>송강섭·최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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