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열대우림 보호’ 방향 선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열대우림 보호’ 방향 선회

입력
1997.02.25 00:00
0 0

◎환경단체·목재기업 ‘삼림관리위’ 설립/단순 불매 아닌 생산·판매 체계화 추진세계 환경단체들이 새로운 열대림 보호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독일의 분트, 지구의 친구들, 세계야생생물기금(WWF) 등 환경단체들이 80년대말부터 대대적으로 펼쳐온 「열대산 목재 불매운동」이 오히려 역효과만 내고 말았다는 점을 뼈저리게 반성한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열대림 파괴를 저지하자는 취지의 이 불매운동에는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네덜란드 영국에서 주부들은 물론 1,000여개의 시·군·구 행정조직까지 합세했다. 주부들은 열대림 남벌로 만든 가구류를 사용하지 않았고 도시에서는 건축허가 때 창문틀과 문짝, 복도 등에 마호가니 등 열대산 목재를 일절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북유럽인들의 불매운동에 관계없이 삼림파괴는 지속됐다. 열대림은 아마존과 아시아에서 매년 1,500만㏊씩 줄어들고 있다. 불매운동 시작 전보다 더 넓은 면적이다. 특히 가장 큰 삼림파괴국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아시아지역에 주로 수출하기 때문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더구나 아프리카에서는 불매운동이 오히려 삼림파괴를 촉진했다. 판로가 막히면서 열대림의 경제적 가치가 사라지자 아예 숲을 없애고 농장이나 목장을 만들게 된 것이다. 가봉에서는 유럽쪽 수요가 뜸해진 사이 아시아 목재재벌들이 비집고 들어와 연간 벌채규모를 1,755%나 증가시켰다. 라이프치히대학의 열대림 학자 빌프리트 모라베츠는 『불매운동은 의식화의 수단으로는 중요했지만 삼림보호 수단으로는 공허했다』며 『독일인들의 불매운동은 지금까지 단 한 그루의 나무도 살려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WWF와 그린피스 같은 환경단체들은 열대산 목재를 적절히 생산·판매토록 함으로써 우림을 보호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환경단체와 제3세계 사회단체 및 목재기업 3자가 모여 「삼림관리위원회(FSC)」를 설립한 것이다. 이 위원회는 환경기준을 준수하는 목재제품에 대해 환경마크를 발급, 지속가능한 개발을 유도한다는 데 합의했다. FSC의 환경기준은 일정 수령 이상인 나무의 벌목과 조림 여부는 물론, 중간도매상 등 공급루트 전반에 대해 환경친화시험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벌목회사나 수출국 자체로 멋대로 환경마크를 붙이고 있어 이 방안역시 열대림 보호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지는 두고보아야 할 것같다.<이광일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