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빈부차·범죄·고실업도 안정위협 큰 변수개혁·개방으로 집약되는 현대 중국사회의 변화는 인민들의 생활수준 향상을 가져왔지만 여기에 뒤따라온 역풍도 만만치 않다. 부패, 범죄, 물가폭등과 같은 광범위한 사회·경제적 불안요소의 급격한 확산이 바로 그것이다.
이에따라 중국정부는 현 지도체제, 나아가 공산당이 계속 지배세력으로 남기 위해서는 사회적 안정이 필수적이란 인식하에 부패척결 등 각종 범죄와 대대적인 전쟁을 계속 벌여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19년간 최고지도자로 군림해왔던 덩샤오핑(등소평)이 사망했다고 해서 당장 중국사회가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러나 등과 1세대 혁명영웅들의 자제들로 구성된 「태자당」과 새로운 부유층에 대한 일반인들의 잠재됐던 반발이 등 사망을 계기로 불거져 나올 경우 여기서 빚어지는 갈등이 중국사회를 흔들 가능성도 있다.
더욱이 지역 및 계층간 빈부격차, 물가상승으로 인한 생계불안, 관료들의 부정부패 등은 정치적 개방과 높아질 민주화욕구와 맞물려 89년 천안문사태와 같은 정권위기적 상황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다.
현재도 공산당 내부에서 보수파가 개혁에 대한 회의론을 집요하게 거론하고 안정적 지위를 잃어가는 집단들의 동요로 등 사후 상당한 불확실성이 예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왕바오산(왕보삼) 자살로 노출된 베이징(북경)시의 부정부패사건, 중국 최대 국유기업 「수도강철총공사」부정사건 등은 등 생존시 불거진 「포스트 등」시대의 혼란을 예고하는 전주곡인지 모른다. 반부패 척결작업은 현재도 지속되고 있지만 총체적이고 뿌리깊은 중국의 부정부패는 현지도부로서는 근절하기 힘든 사안으로 지적되고 있다.
「어쨌든 돈을 벌어야 한다」며 농촌에서 대도시로 몰려드는 「맹류현상」은 중국 대도시의 역광장을 인파로 메우고 있다. 그러나 안정된 일자리는 하늘의 별따기다. 비공식통계에 의하면 3,500만명의 유랑민이 환상속에 도시를 헤매고 있다. 자연히 도시빈민들로 인한 각종 범죄가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언론매체들은 거의 매일 사회치안 위반사범을 처형하는 보도를 하고 있지만 범죄증가율은 고개를 숙이지 않고 있다.
8억 농민문제도 중국사회의 골칫거리다. 농업생산의 탈집단화 및 사영화는 농민사회를 뿌리째 흔들었다. 내륙과 연안지방의 경제발전격차로 인한 농민들의 상대적 빈곤감은 불만의 소리를 더 커지게 하고 있다. 중국정부의 공식통계도 6,000만명의 농민이 적빈의 삶을 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가난한 농민들의 팽배한 불만이 폭발할 경우 중국사회 전체를 뒤흔들 요인이 될 수도 있다.
1억5,000만명의 실업자 문제도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다. 도시지역 실업률은 공식적으로 2.9%에 불과하지만 국영기업에서 남아도는 2,500만명을 포함할 경우 실제로 15%가 넘는다는 추정이다. 게다가 날로 심해지는 국영기업의 경영악화는 근로자 수입감소와 대규모 실업을 예고하고 있다. 이 문제는 중국 경제 및 사회적 안정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문제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이 안고있는 사회문제는 사회윤리기능의 부재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장쩌민(강택민) 지도부가 지난해부터 역설하고 있는 정신문명건설이 등 사후 중국사회를 어느정도 제어할지 주목된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베이징=송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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