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만에 진실 밝혀질까/종신형 이후 “무죄” 주장/의혹규명 등 미 대륙 주시마르틴 루터 킹 목사의 암살범으로 종신형을 살고 있는 제임스 얼 레이(68)가 29년동안 끈질기게 주장해 온 재심청구의 길이 열렸다. 이에 따라 그동안 배후설 등 각종 소문만 무성했던 킹 목사 암살사건의 진상이 새롭게 규명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미 테네시주 멤피스시 지방법원의 조 브라운 판사는 20일 킹 목사 암살과 관련된 증거를 재조사할 것을 결정했으며 신중을 기하기 위해 최종 재조사결정 여부를 고등법원에 넘겼다. 브라운 판사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최첨단 과학기술로 재조사,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된다면 재심할 수 있다는 테네시주의 개정법률에 근거한 것이다.
레이의 변호사는 그동안 킹 목사를 사망케 한 총알이 범행현장에서 발견된 레밍턴 사냥용 엽총에서 발사된 것인지 여부를 하이테크 현미경을 통해 조사하면 진상을 밝혀낼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레이는 68년 킹 목사 암살사건 발생 두달뒤 영국 히드루 국제공항에서 체포돼 자신이 킹 목사 암살범이라고 자백했다. 이후 그는 99년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선고직후 진술을 번복, 줄곧 무죄를 주장하면서 재심을 요구해왔다.
현재 간질환으로 멤피스감옥내 병원에 입원해 있는 레이는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의 죽음은 곧 배후설 등 킹 목사 암살사건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이 영원한 미제로 남는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레이에 대한 재심여부는 미국의 최대관심사로 떠올랐다. 킹 목사 미망인 코레타 스콧 킹 여사와 아들 덱스터(36)도 지난주 이 문제를 다룬 청문회에 참석, 재심수용을 강하게 주장했다.
그러나 브라운 판사가 94년에도 재조사결정을 내렸지만 고등법원에서 기각한 전례도 있어 정식재판 결정에 대한 회의론이 만만치 않게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조희제 기자>조희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