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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셰익스피어를 울렸나/고든 스타인·마리 맥니/남경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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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셰익스피어를 울렸나/고든 스타인·마리 맥니/남경태 옮김

입력
1997.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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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그게 사기였다니…/네스호 괴물사진/마의 버뮤다 삼각지대/시속 260㎞ 강속구 투수…/사실 혹은 미스터리로 알았던 것들의 뒷모습『사기가 통하는 이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것을 믿으려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누가 셰익스피어를 울렸나」(푸른숲간)는 역사상의 수많은 사기극들을 모은 책이다. 원제는 「HOAXES!」, 짓궂은 장난으로 남을 속이기라는 뜻.

저자들은 우리가 어릴 적부터 익히 들어온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들, 예를 들어 네스호의 괴물, 몇몇 UFO에 관한 주장들, 마의 버뮤다 삼각지대에 얽힌 의문은 물론 튜린에서 발견된 예수의 수의 등이 명백한 사기극의 결과였음을 밝힌다. 위인으로 존경받는 벤자민 프랭클린, 에드가 알란 포 등 인물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사기꾼」같은 일면도 들려준다.

스코틀랜드 네스호의 괴물은 그것이 실재한다고 세상에 널리 알려진 지 꼭 60년 만인 94년에야 교묘한 사기극의 산물임이 판명된 경우다. 1934년 영국의 의사 로버트 윌슨이 망원렌즈를 이용해 네스호 수면에 나타나 움직이는 물체의 모습을 찍은 것이라는 사진이 공개됐다. 다른 목격자들도 잇달았고, 이 사진은 「외과의사의 사진」으로 명명돼 세계적 수수께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진은 한 영화 제작자의 조작극의 산물이었다. 장난감 잠수함의 머리에 모조 바다뱀의 머리를 부착해 찍은 것임이 관련자 중 마지막까지 생존해 있던 크리스천 스펄링이 사망직전 실토해 밝혀진 것.

미국 플로리다 반도의 남쪽 끝과 푸에르토리코, 바하마 군도를 잇는 삼각형의 해역은 「마의 버뮤다 삼각지대」로 불린다. 45년 12월5일 미군 폭격기 5대가 여기서 갑자기 사라졌다. 53년에는 영국군 수송기, 63년에는 유조선 1대 등도 잇달아 실종됐다. 고의적 사기극은 아니었지만 버뮤다 삼각지대는 이후 4차원으로 통하는 통로 혹은 UFO의 납치구역으로까지 추정되며 신비를 더해 갔다. 그러나 한 도서관 사서가 해군 조사단의 보고서 등을 토대로 비행기 실종이 수수께끼가 아니라 그럴만한 자연적(허리케인의 내습), 인간적(조종 미숙) 요인에 의한 것임을 입증했고 이후 미 해안경비대도 「초자연적 요소 때문이 아니라 기후상태, 장비 고장 등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수수께끼는 정보의 부족에 기인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경우다.

악의 없는 사기극도 많다. 유명한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지는 85년 4월1일, 티베트에서의 훈련 결과로 시속 260㎞의 강속구를 던지는 시드 핀치라는 괴물투수를 소개하고 멋진 투구모습 사진도 실었다. 이 잡지는 그러나 야구관계자와 독자들의 문의가 빗발치자 4월8일 「핀치가 투구의 정확성을 잃었다」는 내용의 기사를 싣고는 조작극임을 털어놓았다. 플림프턴이라는 기자가 만우절인 4월 1일 가공의 기사를 게재할 것을 제안했고 편집장도 이를 허락해 실었다는 것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영어로 된 기사 머리부분 첫 철자들을 조합하면 「행복한 만우절」이 되는 수수께끼가 숨겨져 있었다는 것이다.

1938년 10월 미국 전역을 공포에 몰아넣은 유명한 오손 웰스의 「우주전쟁」 방송사건은 처음부터 제작진이 드라마라고 밝혔지만 청취자들이 방송내용을 무조건 믿은데서 생긴 초기 라디오시대의 「사기 아닌 사기」였다.

공동저자인 고든 스타인(로드아일랜드 대학 심리학 교수)와 마리 맥니(작가)는 이밖에도 우리가 분명한 사실로 알고 있는 것이나 수수께끼로 알려진 것들의 이면에 가려진 사기극을 보여준다. 『세계 역사의 진행방향을 바꾸어 놓은 사기도 있고, 농담으로 시작했다 걷잡을 수 없이 되어버린 사기도 있다. 물론 비열한 사기도 있지만 아무쪼록 재미있게 읽어달라』면서.<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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