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샤오핑(등소평)의 사망 직후 각국 언론들은 이를 긴급하게 타전하고 지면의 대부분을 할애해 대서특필하고 있는 반면, 정작 중국 신문들은 일반기사와 반반씩 배치하는 등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여서 외국보도진들을 의아케 하고 있다.중국 중앙TV 등 중국의 방송들도 매시간 정규 뉴스에서 등 사망과 관련한 당·정·군의 움직임과 시민의 반응에 대해 간략히 보도하고 일반 국제뉴스를 방송하고 있다. 평시와 다르다면 등의 일대기를 그린 다큐멘터리를 하루에 3, 4차례 방영하는 정도다.
반면 한국을 비롯한 외국언론들은 등의 사망직후 등의 일대기, 등의 가족, 등 사후 중국의 정치·경제·사회적 변화, 각국 및 중국인의 반응 등 등의 사망관련 기사를 연일 크게 보도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중국정부는 심히 못마땅한 표정이다.
특히 미국 프랑스 언론들이 89년 천안문사태를 등의 최대 실정으로 보도하자 유감을 표명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천안문광장일대에 공안원들을 증원, 외신기자들의 취재를 방해하고 있다. 베이징(북경)에 급파된 외국기자들은 당초 중국 TV에서 조곡이 울리고 등을 추모하는 방송이 하루종일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이같은 예상과는 달리 일반방송이 하루종일 계속되고 관영지 인민일보도 전체 8개면 가운데 3개면만을 등의 사망에 할애했을 뿐이다. 또 천안문광장에 각지에서 몰려든 참배객들이 줄을 이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빈소조차 일반국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단지 등의 생가가 있는 쓰촨(사천)성 광안에 참배객들의 방문이 계속되고 있다. 반면 베이징 주변에는 평소와 전혀 다를 바 없는 분위기여서 마치 등이 살아있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다. 이같은 현상은 등의 사망설이 여러번 뿌려져 그의 죽음이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며, 장쩌민(강택민) 국가주석 체제가 이미 공고해 어떤 변화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베이징=윤태형 기자>베이징=윤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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