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재즈쿼텟놋요강까지 동원 우리 흥을 재즈로/LA 펑키한국인 1+미국인 4 정통 잼연주 과시한국적 어법의 재즈 공연과, 가장 흑인적 정서의 음악인 리듬 앤 블루스(R&B)와 펑키(Funky)를 주조로 한 재즈 공연이 동시에 3월을 연다.
4일 하오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공연하는 SJQ(서울재즈쿼텟). 놋주발, 엿장수 가위, 공(범패악기)까지는 그럴 수 있다 치자. 이번에는 놋요강까지 타악기 무대에 처음 오른다. 옛 허드렛 생활 소품들에 숨겨진 풍부한 타악기적 가능성을 재즈가 모색하는 것이다.
「통일노래」.
『드럼의 자진모리로 출발, 베이스, 피아노가 흥을 돋궈 색소폰으로 절정에 치닫는 축제분위기의 곡』이라는 게 색소폰 주자 이정식의 설명. 90년대 초 자욱했던 통일논의에 자극받아 그가 만들어 뒀던 곡이다.
「고향가는 길」.
지난해 추석, 고향인 전남 함평을 찾았을 때 가졌던 서정을 느릿한 템포의 재즈로 표현한 곡이다. 또 다른 한국적 재즈 한 곡은 제목이 없다. 공연 당일 객석의 느낌을 조사해 제목을 붙일 생각.
이날 1부는 「장고(Django)」, 「모 베터 블루스」 등 친숙한 재즈 넘버들과 함께, 동요 「고향생각」과 장필순의 인기곡 「순간마다」를 재즈 스타일로 편곡한 작품들로 채워진다. 가수 장필순, 박정운이 찬조 출연.
「한국적 재즈」를 암중모색해 오다, 이번에 본격 선보이는 SJQ는 이정식(색소폰), 김희현(드럼), 장응규(베이스), 임미정(피아노) 등 네 명. 모두 유학을 다녀오지 않고 국내에서 기량을 다듬은 순국내파다.
이에 반해, 1∼7일 서울 대학로 라이브 재즈클럽 「천년동안」과 8일 부산, 9일 대구에서 공연을 갖는 「LA 펑키(Funky)」는 LA 길거리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흑인의 정서를 재즈의 주조로 한다. 한국인 1명에 미국인 4명으로 구성된 그룹. 기타리스트 김영수(34)씨가 본령인 재즈기타를 양보한 결과다.
94년 한국인들은 좀체 찾지않는 흑인지역을 찾아 들어가, 리듬 앤 블루스와 펑키뮤직과 해후한 그는 기타로 즉석에서 그들과 즉흥협연(Jam)을 벌였다. 한·흑 갈등의 본거지로만 알려진 사우스 센트럴 지역, 그러나 그에게는 흑인정서의 고갱이를 만났던 곳이었다.
유학중이던 남가주대(USC)에서 그는 복잡한 악보를 통해 엄격한 재즈기타 수업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을 만나고부터는 악보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게 됐다. 무엇보다, 그 곳 거주 흑인들부터가 모두 악보 까막눈. 그러나 새 작품의 경우라 할 지라도,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 집에서 녹음해 갖고 가서 틀어주면, 즉석에서 완벽한 즉흥이 이뤄질 정도의 무서운 음악성을 갖고 있었다고 김씨는 말했다.
이들은 이번에 허비 행콕,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 등 흑인 펑키 재즈에서 팻 메시니, 데이비드 샌본 등 백인 재즈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펼쳐 보인다.<장병욱 기자>장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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