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진압 출동중 만취학생 운전방해 입건/“졸업후 장애인단체 헌금” 약속후 합의서만취한 대학생에게 폭행당한 소방대원의 이색 합의서가 화제다. 서울 강동소방서 운전요원 이남석(35) 소방사는 20일 상오 4시20분께 강동구 천호동 주택가에서 화재가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던 중 천호사거리에서 술에 취한채 두 팔을 벌리고 소방차 앞에 뛰어든 K(23·S대 무역3)씨를 발견, 급정거했다. 조수석에 있던 이중호(40) 소방교가 타일러 인도로 데려다 놓았지만 K씨는 차 뒤에 매달리며 운전을 방해했고, 이소방사는 차에서 내려 제지하다 주먹에 눈을 맞았다. 화재진압이 급한 이소방사는 강동경찰서에 연락, 처리를 부탁하고 현장에 출동했다.
이소방사는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K씨의 아버지가 찾아와 통사정하자 합의서를 써줬다. K씨가 졸업후 수입이 생기면 200만원을 장애인복지관 우성원에 헌금하고, 영수증을 소방서에 등기로 우송한다는 내용.
이소방사는 그러나 6년전 강동성모병원에서 근무할 때 병원측과 자매결연한 우성원 원생들이 돈이 없어 간염예방주사도 맞지 못하던 기억을 떠올리곤 21일 밤 경찰서에서 만난 K씨와 얘기하던 중 의형제를 맺기로 하고 합의서를 찢어버렸다. 술 때문에 저지른 실수로 젊은이의 앞날을 망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K씨도 『합의서는 찢었지만 졸업후 사회를 위해 보람된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김관명 기자>김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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