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교체제 이 총리후임이 변수/강 독주땐 보수·원로 강력저항 복잡한 양상될듯/차오스 영향력·군부동향도 판세형성에 큰 역할덩샤오핑(등소평) 사망이후 중국 최고지도부의 권력투쟁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가. 장쩌민(강택민) 국가주석이 등의 권력을 승계해 상당기간 중국을 실질적으로 이끌어 왔지만 최고지도부 안에서 갈등과 알력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권력투쟁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같은 권력투쟁은 등의 장례식이 아직 치러지지 않았는 데도 불거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89년 천안문사태의 책임을 물어 리펑(이붕) 총리를 타도하자는 대자보가 광둥(광동)성에 나붙었다는 보도와 미중앙정보국(CIA)이 강주석의 권력기반이 공고하지 못하며 차오스(교석)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유력한 경쟁자라는 내용의 극비보고서를 작성했다는 말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권력투쟁은 우선 중국을 움직이는 당 정치국의 파벌이나 성향 등이 다른 상무위원 7명들 사이에서 벌어질 수 있다.
이들 주류파 7명중 강주석은 같은 상하이(상해)출신인 주룽지(주용기) 부총리와 함께 권력의 핵심에 있으며 좌파는 보수적 성향인 베이징(북경)출신의 이총리와 류화칭(유화청) 군사위 부주석, 우파는 당총서기로 두번이나 물망에 올랐던 교전인대 상무위원장과 후진타오(호금도) 정치국 상무위원, 리루이환(이서환) 전 국정협주석 등이다. 이들은 현재 삼정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나 한 지도자가 일방적인 독주를 한다면 상황에 따라 합종연횡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구도에서 권력투쟁이 가시화한다면 이총리의 후임으로 누가 총리가 되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헌법에 따라 내년에 물러나게 될 이총리 후임에는 강주석과 가까운 주부총리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손꼽힌다. 이 경우 이총리는 강주석이 갖고 있는 국가주석직을 물려받고 강주석의 라이벌중 하나인 교상무위원장도 현직을 유지하며 강주석은 당총서기와 군사위원회 주석직을 맡는 다는 것이다. 이는 이총리에게 체면치레용으로 명분상 국가 최고위 직책을 주는 대신 강체제가 확고하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총리를 아무런 직책없이 물러나게 한다면 이총리를 따르는 보수파들과 당 원로들의 자제들로 이루어진 소위 「태자당」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 전인대 상무위원장 펑전(팽진)과 양상쿤(양상곤) 전 국가주석 등 혁명 1세대 원로들이 생존해 있고 이들은 강주석보다는 이총리에게 보다 호의적이다.
교상무위원장의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교는 현 지도부중 강주석에게 비판적인 말을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인물중 하나이며 당경력이나 인맥면에서 볼 때 영향력을 강력하게 행사할 수 있다. 교는 또 89년 천안문사태로 실각한 자오쯔양(조자양) 전 당총서기의 측근세력들과도 유대를 맺어 왔다.
이 경우 조 전총서기의 복권문제도 변수가 될 것이다. 조 전총서기는 광둥성 등 지방에서 강주석보다 인기가 있다. 권력투쟁의 또 하나 변수는 당 최고이론가이자 「지하 총서기」라고 불리는 덩리췬(등력군) 전 당선전부장으로 대표되는 극좌보수세력들이다.
군부가 강체제를 얼마나 지지하느냐도 중요한 변수다. 천안문 사태로 물러난 「양가장(양가장)」의 양상쿤과 양바이빙 형제 및 현 군지도부인 「산둥(산동)방」과의 갈등이 어떻게 집권세력들과 연계되느냐에 따라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
중국 최고지도부는 등 사후의 권력투쟁을 최소화하기 위해 11월로 예정된 제15차 당대회를 조기소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이 대회를 통해 권력투쟁의 양상과 집권구도의 새 판세가 극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이장훈 기자>이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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