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원 48명 역할분담 등 전략 골몰한보사태를 둘러싸고 국회에서 제2라운드 공방이 벌어진다. 지난 주 정당대표연설에서 1차전을 벌인 여야는 24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대정부질문이 본격적 논쟁의 장이 될 것으로 보고 막바지 준비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신한국당 의원들은 한보사태의 심각성과 비판적 국민여론을 감안, 정부의 책임에 대해서는 비판하고 정치·경제구조 개혁 등 대안제시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야당이 설을 바탕으로 정치공세를 펼 경우 정면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반면 국민회의, 자민련 등 야당소속 의원들은 거액 특혜대출과정에서의 권력핵심 외압의혹 규명에 초점을 맞추고 한보사태에 대한 검찰수사의 문제점을 추궁할 방침이다. 특히 국민회의는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의 개입의혹을 집중거론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 통일·외교·안보, 경제1, 경제2, 사회·문화 등 5개분야로 나눠 진행되는 대정부질문에는 신한국당 23명, 국민회의 13명, 자민련 8명, 비교섭단체 4명 등 모두 48명이 대표주자로 나선다.
신한국당은 야권이 근거없이 김대통령과 가족에 대해 공세를 펼 경우 야당지도부를 역공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각분야에서 마지막 질문자로 나서는 의원들이 질문시간 5분정도를 비워 야당측의 공격에 맞대응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할 방침이다.
경제1분야 질문자인 서상목 의원은 『비리를 과감히 단죄하고 한보사태를 경제구조 개혁의 기회로 반전시켜야 한다』며 금융산업구조 개혁 등 대안을 제시한 뒤 『그러나 과거에만 매달리거나 소모적 정쟁만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야당측을 겨냥할 계획이다. 정치분야의 이사철 의원은 한보사태와 관련, 정경유착을 근절할 수 있는 방안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다.
국민회의 질문자들은 한보사태와 관련해 「큰 건」을 터뜨리기 위해 정보원을 총동원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시선을 끌만한 제보를 받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야당은 불법대출경위뿐만 아니라 ▲92년 대선자금과 한보관계 의혹 ▲코렉스공법도입상의 문제점 등도 추궁할 방침이다. 경제2분야의 김경재 의원은 『한보에 대한 거액대출을 둘러싼 외압핵심을 밝혀야 한다』며 김현철씨 관련 의혹 전반에 대해 질문할 계획이다. 박광태 의원도 김현철씨 개입의혹과 아산만 공유수면 매립 및 코렉스공법도입 의혹 등을 추궁할 계획이다.정치분야에서도 조찬형 의원은 한보사태와 관련, 여야에 대한 검찰수사의 형평성문제를, 임채정 의원은 김현철씨와 정태수 한보총회장 가족들과의 친분관계 의혹 등을 집중추궁할 계획이다.
한편 자민련측은 한보의혹을 철저히 규명하되 경제위기극복 대책 마련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정우택 의원은 한보사태에 대한 재경원, 통상산업부, 은행감독원 등 경제부처 관료들의 책임을 집중거론할 예정이다. 이건개 의원도 검찰의 한보사태 수사태도를 비판하고 여권핵심부의 의혹을 샅샅이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홍윤오 기자>홍윤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