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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35년만에 거리탁발 나선다/불우이웃·북 동포 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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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35년만에 거리탁발 나선다/불우이웃·북 동포 돕기

입력
1997.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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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선포식 모금행사/내달 4일까지 전국서스님들이 무소유정신과 자비의 실천을 위해 바루(발우)를 들고 거리로 나선다. 조계종(총무원장 월주 스님)은 「한민족 한생명 하나됨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26일∼3월4일 전국적으로 탁발행사를 한다.

조계종은 종단차원에서 62년 통합종단출범 당시 유랑잡승의 폐해를 이유로 탁발을 공식금지한 이후 35년만에 재개하는 것이다. 이에 앞서 93년 중앙승가대 학생들이 비구니회관 건립 모금을 위해 탁발을 했지만 이는 종단차원에서 이뤄진 행사가 아니었다. 탁발은 손에 바루(밥그릇)를 들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돈이나 먹을 것을 구하는 행위로 아집과 아만을 버리게 하는 전통적인 불교의 수행방법 중 하나. 탁발은 서울을 비롯, 교구본사별로 실시된다. 26일에는 서울, 마곡사(대전), 직지사(김천), 해인사(진주), 선운사(군산)에서 탁발에 나서며 이어 용주사(수원) 동화사(대구) 송광사(광주) 등이 3월4일까지 일정에 따라 행사를 벌인다.

서울지역 탁발은 26일 하오 1시부터 5시까지 종로 탑골공원, 명동 상업은행,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일대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행사에는 월주 총무원장, 성타 포교원장, 원산 교육원장과 총무원직할 사암 주지 스님 등 300여명이 참가한다. 행사는 하오 1시 조계사 대웅전에서 「탁발의 날」 선포식을 가진 뒤 월주 총무원장을 선두로 조계사에서 종묘를 거쳐 탑골공원까지 거리탁발과 방문탁발을 벌이며 3시부터 탑골공원에서는 사회 각계인사, 불자연예인, 불자 등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모금행사를 벌인다. 이번 행사는 조계종이 지난해 12월부터 추진해온 「한민족 공동체를 위한 성금모금」의 일환. 조계종은 불우한 이웃과 고통을 함께 나누고 최근 잇따르고 있는 탈북동포를 비롯한 북한동포와 중국동포를 돕는다는 취지에서 마련했다. 성금중 50%는 국내 불우이웃, 나머지 50%는 북한동포와 사기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중국동포를 위해 쓰여진다.

부처가 친히 행했던 탁발은 스님들에게는 청정과 무소유의 정신을 바탕으로 수행에 전념하라는 가르침이자 자기의 마음을 낮추게 하는 하심을 기르는 수행방편으로 널리 이용돼 왔다. 또 중생에게는 불교와의 인연을 맺어주는 계기도 된다. 그러나 50년대 이후 탁발로 생계를 삼는 사이비승려가 많이 등장하게 됨에 따라 조계종은 62년이후 탁발을 금지해왔다. 또 70년대 중반이후에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차원에서 일체의 탁발행위를 금지 했다.

조계종은 이번 탁발행사를 시작으로 「한민족 공동체를 위한 모금 대법회」 「불우이웃 돕기자선바자회」 등을 5월말까지 잇달아 개최할 예정이다. 조계종 기획실장 성광 스님은 『탁발은 불교계에 국한된 행사가 아니며 한보사태 등 어지러운 우리 사회에서 자비의 마음이 그늘진 곳곳에 전해지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여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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