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씨 조사 금방 끝날 성질 아니다”/한손에 도톰한 봉투 플래시 터지자 주춤21일 검찰에 출두한 김현철(38)씨는 현직대통령의 자녀로는 처음 검찰조사를 받았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 소영씨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세 아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 지만씨가 외화밀반출혐의, 강경대군 아버지 강민조씨 폭행사건, 마약복용혐의로 각각 검찰조사를 받거나 구속됐지만 모두 아버지의 퇴임후였다.
○…검찰은 김현철씨가 조사받는 모습이 노출될 것을 우려한 듯 11층 조사실의 차양막을 내린 탓에 밖으로 불빛이 전혀 새 나오지 않아 한때 취재진이 조사장소를 재차 확인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김씨는 검찰에서 제공한 음식으로 저녁식사를 했는데 밤 12시 넘어서는 피곤을 호소해 잠시 눈을 붙인 뒤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 조사는 박상길 과장 외에 2명의 검사가 의혹 분야를 전담해 신문하는 식으로 진행됐으며, 정씨 4형제도 각기 다른 방에서 별도조사를 받았다고 검찰관계자는 전했다.
검찰관계자는 『김현철씨에게 조사할 내용이 1∼2시간 내에 끝날 성질이 아닌 것 같다』며 『아마도 내일 아침까지도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오 3시2분. 검정색 쏘나타Ⅱ 승용차가 대검청사에 도착했다. 김현철씨는 도톰한 갈색 봉투를 들고 있었다. 긴장된 표정의 그는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대답하지 않았다. 플래시가 잇따라 터지자 다소 주춤하는 듯했다가 곧 고개를 세우고 10여초간 포즈를 취했다. 현관 회전문을 통과한 뒤 다시 10여초간 포즈. 이어 그는 중수부직원 2명의 안내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주임검사인 박상길 중수2과장의 10층 사무실로 향했다. 검찰관계자는 현철씨가 박검사와 차를 마시며 잠시 대화한 뒤 11층 조사실로 옮겨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최병국 중수부장은 현철씨 출두직후 김기수 검찰총장에게 전화로 보고한 뒤 이정수 기획관, 박상옥 범죄정보관리과장 등 일부 수사팀과 회의를 가졌다. 최중수부장은 『출두했으면 됐지 무슨 할 말이 있느냐』며 한보사건 수사이후 매일 계속해온 브리핑도 생략했다.<이태희 기자>이태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