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비서 등 소식에 “애석하게 가셨구나”/당국,외국언론 천안문거론에 예민반응중국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등소평)의 사망 발표 이틀째인 21일 베이징(북경) 천안문 광장에는 애도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으나 79년 마오쩌둥(모택동) 사망때와 같은 광적 추모열기는 보이지 않았다.
고인의 소박한 장례 주문 유언에 따라 천안문 광장에는 사망한 역대 지도자들의 경우와는 달리 공산당 당기로 덮은 유해도 공개되지 않았다. 또 애도기간에 각계각층의 조문을 받는 공식적 고별의식없이 25일 장례식 당일 전국의 공장, 선박, 열차가 추도의 표시로 3분간 경적을 울릴 예정이다.
○…인민일보는 이날 『장성안팎, 장강남북을 막론하고 온 나라가 슬픔을 저력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며 국민들의 결속과 동요방지를 유도하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국영TV와 라디오 방송은 전날에 이어 조곡과 등에 대한 특별방송을 내보냈으나 관공서와 민간 점포들은 대부분 정상적으로 문을 열었다.
한 시민은 『TV방송에서 인터뷰하는 사람마다 등의 업적을 찬양하면서 애통함을 느낀다고 말하고 있지만 일반 시민들은 별다른 느낌을 갖지 못하고 있다』며 다소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중국당국은 외국 언론들이 등 사망을 보도하며 89년 천안문사태를 집중 거론하는데 신경을 곤두세우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베이징내 외교단지 호텔 등에서만 시청이 가능한 CNN 등 외국방송에서 천안문사태와 관련한 내용이 방송되면 즉시 물결무늬가 화면에 나타나 시청이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 또 유일한 위성방송 송출창구인 중앙방송이 뚜렷한 이유없이 송출을 거부, 외국방송사들이 애를 먹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방송사들도 비행기편으로 녹화테이프를 긴급 수송하는 등 비상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정종욱 대사 빈소 조문
○…정종욱 주중 한국대사는 20일 하오 인민대회당에 마련된 등의 빈소에 찾아가 조문했다. 우리측은 등의 사망과 관련, 한·중간의 우의를 훼손하지 않도록 대통령, 국회의장, 국무총리가 각각 조전을 보내는 등 신경쓰는 모습이 역력했는데 인민일보에 김영삼 대통령의 조문이 북한 김정일의 조문보다 작게 보도되자 역시 중국은 아직도 북한을 편애하는 모양이라고 한마디씩.
○…주중 한국 총영사관에 머무르고 있는 황장엽은 덩샤오핑(등소평) 사망소식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영사관 2층 방에서 집필에 몰두하고 있는 황은 20일 상오 등의 사망소식을 영사관 관계자들로부터 전해들은 후 『등 선생님은 중국 공산당 혁명을 이룩한 살아있는 마지막 원로였는데 애석하게 가셨구나』라며 한동안 감회에 젖은 모습을 보였다. 황은 평소 한국에서 파견된 정부관계자와의 대담과 식사시간 외에는 외부인과의 접촉을 자제하며 상오 7시께부터 매일같이 집필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황은 자신이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연구해온 주체사상 이론과 현실의 괴리감 등에서 오는 비평 등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황의 건강상태와 관련, 『나이탓인지 피로를 쉽게 느끼는 경우는 있으나 비교적 양호하다』며 그동안 나돌던 건강악화설을 부인했다.<베이징=장학만·윤태형 기자>베이징=장학만·윤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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