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선 매듭·특위 등서 적극 해명 양론/“각본수사에 불과” 특검제 재수사 촉구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가 21일 고소인 자격으로 검찰에 출두한 데 대해 신한국당은 착잡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않은데 반해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권은 면죄부용 각본조사라고 비난하면서 특검제에 의한 재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신한국당은 현철씨의 검찰출두에 대해 공식반응을 유보했다. 현철씨 문제가 검찰로 넘어갔으므로 더이상 언급하는 것은 적당치 않다는 게 신한국당의 입장이다. 그동안 현철씨 문제가 당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방어와 역공에 나섰지만, 이제는 검찰이 조사에 들어간만큼 이러니 저러니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김철 대변인은 21일 고위당직자회의 결과발표뒤 『현철씨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현철씨가 오늘 검찰에 출두한다는 보고와 검찰이 내주중 국민회의 관계자들도 부르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있었을 뿐』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신한국당 관계자들은 현철씨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그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해소되리라고 기대하지 않는 눈치다.
그런 가운데 신한국당 내에는 두가지 기류가 형성돼 있다. 하나는 설사 여론에 난타당하는 일이 있더라도 검찰조사 선에서 현철씨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자회견과 국정조사특위 출석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의혹에 대한 해명시도를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민주계의 한 의원은 『현재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 있지 않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후자쪽으로 흐름이 형성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권은 현철씨의 고소인으로서의 검찰출두에 대해 「면죄부용」 「합리화 술책」 「오만방자한 태도」라며 비난일색의 반응을 보였다. 양당은 『형식적인 조사보다는 특별검사제에 의한 재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민회의는 검찰의 현철씨 조사를 지켜본다는 방침이지만 『결과는 또 한번 국민을 우롱하는 것으로 끝날 것』이라며 기대를 걸지않고 있다. 정동영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대통령의 눈치를 살필 수 밖에 없는 대통령의 부하검사들이 어떻게 대통령 아들을 조사할 수 있겠느냐』며 『현철씨는 편파적 검찰수사에 기대서 면죄부를 얻으려는 비겁한 처신을 버리고 당당히 국회증언대에 서라』고 촉구했다.
현철씨로부터 고소를 당한 의원들은 『검찰의 각본수사에 불과하다』며 『들러리가 되지는 않겠다』고 말해 소환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설훈 의원은 『현철씨가 피의자 자격이어야지 고소인자격은 안될말』이라며 『개인적으로는 검찰에 나가 현철씨와 직접 대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영애 의원은 『지금까지 검찰의 행태로 미루어 검찰 수사결과는 뻔할 것』이라며 『현철씨의 무죄를 위한 들러리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자민련 안택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검찰의 현철씨 조사가 의혹덩어리인 한보사태의 진상을 캐는데 열쇠역할을 한다고 믿지만 큰 기대를 갖지 않는다』며 『김영삼 대통령은 특검제나 성역없는 수사지시를 통해 한보사건을 재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의익 의원은 『검찰은 현철씨를 고소인 자격으로 조사하기보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한보사태의 진상을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홍희곤·권혁범 기자>홍희곤·권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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