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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 풀릴까… 해명만 들을까/김현철씨 조사­검찰 진위여부 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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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 풀릴까… 해명만 들을까/김현철씨 조사­검찰 진위여부 캐기

입력
1997.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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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성역없는 조사” 역설 불구/피고소인 소환 명분쌓기 의심검찰이 21일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사건의 고소인 자격으로 소환, 철야조사함으로써 김씨의 한보그룹 배후의혹설을 매듭짓기 위한 마지막 수순을 밟았다.

최병국 대검 중수부장은 이날 『김씨를 상대로 성역없는 조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명예훼손 부분과 한보사건 개입의혹은 동일체의 양면인 만큼 고소내용 확인과 함께 한보그룹 대출 압력행사 여부 등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밀도있는」신문이 철야조사에서 이루어질 것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하오 3시께 출두한 「대통령의 아들」 김씨가 밤을 새워 조사를 받고 정종근(장남)·원근(차남)·보근(3남)·한근(4남)씨 등 한보그룹의 2세들이 차례로 불려오는 등 검찰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 감지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이 현철씨에 대한 철야조사에서 확인한 것은 그가 「결백하다」는 사실뿐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철씨가 정씨 형제들과 특별한 친분을 맺고있지 않았으며 5조원의 은행대출을 배후에서 조종한 「몸통」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것이 검찰의 결론이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 형제들을 상대로 친분관계를 확인하려 했지만 허사였다』며 『현철씨가 배후라고 단정할만한 증거는 한 올도 나오지 않는데 우린들 어떡하란 말인가』라고 난감해 했다.

그러나 이같은 검찰의 설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국민들은 거의 없다. 오히려 예정된 수사결과였다고 보고 있다. 검찰이 여론을 의식, 다부지게 수사하는 태도를 보였지만 현철씨 철야조사나 정씨 형제 조사 등은 막판 모양갖추기에 불과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재야법조계 인사는 『검찰이 현철씨에게 피의자성 신문을 피하지 않았다고 역설하고 있지만 고소인을 상대로 범죄혐의를 추궁한다는 것 자체가 수사의 희극적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검찰이 지금까지 수사에서 김씨를 추궁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인 점으로 미루어 대출압력 행사나 대선자금 수수의혹등에 대해 현철씨에게서 해명성 답변이상을 얻기는 애당초 무리라는 것이다.

결국 검찰은 고소인을 상대로 한 피의자성 조사라는 편법을 동원, 현철씨에게 면죄부를 줌으로써 검찰권을 스스로 추락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검찰이 김씨의 한보개입의혹 조사에서는 알맹이를 건지지 못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명예훼손의 사실관계 측면에서는 상당한 진전을 거둔 것으로 알려져 정치적 파장이 예상된다.

한보비리의 「뜨거운 감자」인 김씨를 직접조사함으로써 피고소인들을 소환할 명분을 축적한 검찰로서는 국민회의 의원 등 6명에 대한 조사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회의측이 이미 검찰의 소환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힌데다 피고인중 5명이 국회회기중 불체포특권을 가진 현역의원이어서 검찰이 조기에 사건을 종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김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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