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지도자 덩샤오핑(등소평)의 사망으로 국내기업들이 중국의 경제정책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중국 수출이 지난해 처음 10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매년 20∼30%를 넘는 급신장을 보인데다 중국 현지투자도 꾸준히 늘어 중국정권의 변화가 국내기업의 해외사업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기업들은 중국경제의 외자기업 의존비율이 높아 대외경제정책이 위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등의 지도아래 추진된 개혁·개방정책도 안정국면에 들어서 큰 동요가 일어나지는 않으리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최고 권력층의 변화로 일시적인 경제혼란이나 정책일관성이 흔들리면 사업여건이 악화될 수도 있다고 판단, 대중국 투자심리는 위축된 상태이다.
등 사망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주요그룹들은 베이징(북경) 상하이(상해) 등의 지사와 급히 연락을 취하면서 사태파악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에 VCR 모니터 전자교환기 오디오생산공장 등 10억달러 가까운 투자사업을 벌이고 있는 삼성그룹은 아직까지 중국내 투자·교역관련 이상징후는 보이지 않는 것으로 평가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관행과는 달리 등 사망소식이 지체되지 않고 공개되는 등 중국지도부가 당황하는 기미를 보이지 않고있어 이제까지의 경제정책도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자 자동차 정보통신 조선 등 99년까지 23억달러의 투자계획을 잡아놓은 현대도 20일 상오 긴급회의를 여는 등 동향파악과 대책마련에 나섰다. 현대는 『이미 발주한 사업을 진행하는데는 지장이 없다』면서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이 새 사업추진은 관망세를 유지, 대중 투자건수와 액수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3억달러 규모의 산둥(산동)성 시멘트공장, 건설 운송사업 등 모두 50여건의 대중국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대우도 앞으로 공장가동이나 사업추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룹 대중국사업의 절반가량을 맡은 (주)대우의 관계자는 『경제안정기조가 흔들릴 염려가 없고 중국의 경제정책이 연안중심개발에서 중서부 내륙지방 공동개발쪽으로 바뀌고 있어 오히려 사회간접자본 건설참여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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