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샤오핑(등소평)은 13억 인구의 중국을 지배한 붉은 왕조의 마지막 황제였다. 그는 봉건왕조 시대의 천자보다 더 강력하게 중국을 통일시켰으며 그들보다 더 강력한 권력을 향유했다. 그러면서도 그가 독재자로서 지탄을 받는 대신 중국 국민의 애도와 세계 각국의 찬사속에 영광스럽게 생애를 마감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중국의 통일과 먹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 최초의 지도자였으며 반대되는 것과 더불어 공존하면서 평화를 만들어낼 줄 아는 지도자였기 때문이다.중국 역사상 천하를 통일해서 새로운 왕조를 만들고 영웅이 된 황제는 많았지만 먹는 문제를 완전하게 해결한 사람은 없었다. 마오쩌둥(모택동) 역시 붉은 왕조를 창건한 영웅이고 혁명가였으나 가난을 물리치지는 못했으며 안팎으로 끝없는 갈등과 분쟁을 일으켜 나라와 국민에게 평화를 보장해 주지 못했다. 중국은 지금 수천년 역사에서 보기드문 태평성대를 맞고 있다.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경제적으로 발전하면서 세계질서의 틀 속에 평화롭게 공존하는 가운데 세계 최대 강국의 하나로 급속히 부상하고 있다.
중국이 같은 사회주의 국가로서 실패한 러시아와 달리 개혁 개방에 성공하면서 오늘의 결실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등의 탁월한 지도력과 그가 창안한 사회주의 시장경제 덕분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상처와 이혼으로 세번씩이나 결혼을 해야했고 자식이 불구가 되는 아픔도 겪었으며 6년간의 수용소 생활과 세번의 숙청 등 온갖 시련과 좌절을 겪으면서도 수천년동안 가난에 찌든 중국을 구해낸 인물, 위대한 개혁가, 20세기의 비범한 역사적 인물, 중국이 배출한 위대한 지도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그가 지닌 지도력의 탁월함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좁은 땅, 그나마 반쪽이 된 나라에서 세기말적인 혼란과 내분으로 위기적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우리나라도 등 같은 지도자와 그가 보여준 독창적인 지도력이 아쉬운 때다.<논설위원실에서>논설위원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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