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위구르족 독립 요구 유혈사태 주목/등 사후 변혁기 틈탄 연쇄봉기 부를수도중국 최서북단 신장(신강)위구르자치구에서 이달초부터 위구르족 주민 봉기가 들불처럼 번져 덩샤오핑(등소평) 사망과 관련,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사태는 위구르족 회교집회를 보안당국이 해산하는 과정에서 양측간 총격전으로 이어져 위구르족과 한족 200명 이상이 사망 또는 처형당하고 약 3,000명이 중상을 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사태가 특히 주목되는 것은 소수민족 독립운동이 89년 천안문사태와 같은 민주화운동과 함께 중대한 변혁기에 중국을 결정적으로 혼란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이 때문에 『분리(독립)주의 및 종교적 비밀운동 절대불가』를 원칙으로 강력한 탄압정책을 펴왔다. 사실 장·회·위구르·만주·티베트·조선족 등 55개 소수민족은 전체인구의 6%밖에 안된다. 그러나 위구르자치구 같은 곳에서 소요가 터질 경우 당장 인접한 티베트와 내몽고자치구로 번질 것이 뻔하기 때문에 중국 당국은 이들 세 지역에 한족을 집단 이주시키는 등 물타기작전을 거듭해온 것이다.
소수민족들은 특히 91년 소련이 몰락하면서 카자흐스탄이 회교국가로 독립한 데서 큰 자극을 얻었다. 위구르족의 경우 인근 카자흐스탄에서 대량 구입한 AK소총으로 중무장하는가 하면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회교원리주의 「형제」자원병들이 들어와 독립운동을 지원하고 있다. 카자흐스탄내 위구르족 망명단체 대표인 에르킨 알프테킨은 최근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수많은 위구르인들이 싸우다 죽을 것을 다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수민족들은 인종과 문화, 종교와 언어면에서 한족과는 한 나라로 살아갈 수 없을 만큼 다르다. 특히 위구르족은 46년 동투르키스탄으로 독립했다가 49년 중국군에 강점당했다. 이후 수십차례에 걸친 크고 작은 봉기로 36만명이 숨지고 50만명이 강제노동수용소로 보내졌다. 62년에는 우즈벡·카자흐·위구르어 등 고유언어를 금지하자 5만명이 말을 타고 소련으로 달아나기도 했다. 최근 들어서는 이주해온 한족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기는가 하면 롭 노르지역은 원자탄실험장소가 됐다. 티베트도 50년 중국에 점령된 이후 수십만이 피살됐고 달라이 라마는 인도로 피신, 망명정부를 세웠다.
이처럼 가슴 아픈 사연들을 소수민족들은 안고 있다. 그런 만큼 중국 정부와 한족에 대한 증오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들이 독립과 자유의 깃발을 다시 드는 날 중국대륙은 또 한번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될 것이다.<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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