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샤오핑(등소평) 사망으로 중국의 장래문제가 초미의 국제적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중국전문가가 부족한 클린턴 미 행정부의 대중정책에 혼선이 우려되고 있다.이번주 한국에 이어 중국을 방문할 예정인 매들린 올브라이트 신임 미 국무장관은 자타가 공인하는 유럽통이다. 올브라이트는 전임 워런 크리스토퍼와 마찬가지로 아시아문제에 관한 식견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크리스토퍼가 재임중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 지도부로부터 냉대를 받은 사실은 널리 알려진 바 있다.
크리스토퍼는 당시 그를 도와 대중정책을 추진하던 윈스턴 로드 전 동아태담당 차관보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주중 대사를 역임한 로드 차관보는 94년 『미국의 대중정책이 일관성을 잃고 있다』는 취지의 메모를 국무부 내부문서로 작성해 동료들에게 돌리면서 대중 외교의 난맥상을 노골적으로 불평했던 것이다.
올브라이트와 함께 클린턴을 보좌하는 샌디 버거 백악관 안보보좌관도 중국에 관한 한 문외한이다. 중국을 모르기는 버거의 전임자이자 중앙정보국장 내정자인 앤터니 레이크도 마찬가지다.
올해초 사임한 로드 차관보의 후임자로 거론되는 스탠리 로스 전백악관 국가안보위 위원은 아시아문제에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나 중국 전문가라고는 볼 수 없다.
현재 국무부내에서 중국통으로 인정되는 인물은 제프리 베이더(몽골 중국 동남아 담당국장)와 찰스 카트먼(동아태 담당 부차관보) 정도다.
미 행정부내의 아시아담당 전문가의 부족사태는 덩샤오핑의 사망, 북한 지도부의 와해조짐 등 일련의 중대사태로 미국의 대아시아 정책이 과거 어느때보다도 전문성과 세련미를 필요로 하고있는 시점에 새삼 부각되고 있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워싱턴=신재민>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