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통령,새벽 보고받고 즉각 조전 지시/황 비서 서울행 신중자세 교섭 모색키로정부는 20일 중국 지도자 덩샤오핑(등소평)의 사망과 관련, 김영삼 대통령의 특별담화문을 발표하고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등 기민한 움직임을 보였다.
○…김대통령은 이날 하오 5시 김광일 비서실장과 반기문 외교안보수석을 서울의 중국대사관에 마련된 등의 분향소에 보내 조화와 조의를 전달했다.
김대통령은 새벽조깅에 나서기 직전인 상오 6시께 반수석으로부터 등의 사망을 전화 보고받은 뒤 특별담화를 발표하고 장쩌민(강택민) 주석과 등의 장남인 덩푸팡(등박방)에게 조전을 보내라고 지시했다.
김대통령은 이에 앞서 19일 밤 중국이 공무원의 해외출장을 금지하는 등 특이한 동향을 보이고 있다는 반수석의 보고를 받았다.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등의 사망이 한중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진행중인 황장엽 북한노동당 비서의 망명교섭이 상당시간 지연될 것으로 전망했다.
○…총리실은 상오 이수성 총리명의로 중국의 카운터파트인 리펑(이붕) 총리에게 위로전문을 보냈다. 이총리는 상오 7시30분 정부종합청사 국무위원식당에서 열린 경제장관 간담회를 주재한 뒤 국회출석에 앞서 행정조정실 1조정관으로부터 등 사망에 관련한 긴급보고를 받은 뒤 조전을 보내라고 지시했다.
이총리는 조전에서 『등은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과 통찰력으로 개혁 개방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중화인민공화국의 경이로운 발전과 번영을 이룩한 탁월한 지도자였다』고 평가했다.
○…통일원은 등 사망이 앞으로 북·중 및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면서 대응책을 점검했다. 정보분석실은 등의 사망이 오래전부터 예고됐다는 점에서 북·중, 남북관계는 종전의 큰 틀에서 그다지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북한 방송 등 북한의 내부 반응에 주의를 기울였다.
통일원 당국자는 『중국은 대미 견제라는 장기전략차원에서 북한체제의 안정유지와 지속적 영향력 행사에 주력하고 북한도 대미·대남 관계의 지렛대 행사를 위해 중국과 유대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무부는 이날 새벽 3시10분께 주중대사관으로부터 등 사망소식을 확인한 뒤 아시아·태평양국과 주중 한국대사관을 중심으로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갔다. 외무부는 즉시 각종 의전절차를 검토하는 한편 등의 사망이 중국의 대한반도정책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외무부는 등의 사망이 황장엽 비서 망명협상에 미칠 영향에도 신경을 썼다.
외무부 당국자는 『정부는 일단 중국이 등의 사망과 황비서 망명사건을 별개로 처리해 양국간 교섭을 계속해 나갈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깊은 슬픔에 빠진 중국측 사정을 감안, 신중한 자세로 황비서의 조기 서울행을 위한 교섭을 모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외무부는 조문사절을 접수하지 않는다는 중국측의 발표에 따라 일단 유장관이 첸지천(전기침) 중국외교부장 앞으로 고인의 업적과 애도를 표하는 조전을 발송했다.
외무부는 이에앞서 이날 상오 주한 중국대사관에 외무장관 명의의 조화를 보낸뒤 하오에 빈소가 차려지자 유장관과 주요간부 등이 조문했다.<김병찬·박진용 기자>김병찬·박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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