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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소평 사망­남북·중 삼각관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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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소평 사망­남북·중 삼각관계 전망

입력
1997.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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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지도부 인적유대 마무리/경제실리로 무게중심 옮겨가덩샤오핑(등소평)의 사망은 오래전부터 예고돼 있었고 그가 이미 정책결정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북중·남북 관계는 지난 92년 한중 수교이래 유지돼 온 기존의 큰 틀에서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중 관계는 중국 개방과 한중 수교이후 혈맹에서, 경제 실리와 국제 전략적 차원으로 성격이 바뀌어 있다. 따라서 김일성과 같이 혁명 1세대인 등의 사망은 이같은 양측의 실리적 유대관계를 더욱 굳혀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북중 지도부간에 사적·인적관계가 서서히 마무리 되고 있다는 것은 남북한과 중국의 3각관계가 더욱 경제실리적 측면으로 무게 중심이 옮아갈 것임을 의미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남북관계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판단된다.

이호 통일원 정보분석실장은 『중국으로서는 여전히 우리와 경제협력을 추진하고 북한을 통해 미국을 견제해야 할 입장이기 때문에 등의 사망이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정치적 안정도에 따라 대북 관계의 부분적인 변화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민족통일연구원의 신상진 연구원은 『장쩌민(강택민) 체제가 공고하다고 하지만, 군부의 지원이 필요하고 군부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상황을 고려할 수 있다』며 『그럴 경우 단기적으로라도 북한에서 강경 군부의 입지가 강화돼 개방정책에 지장이 초래된다』고 전망했다. 최광 북한 인민무력부장 등 군부가 츠하오톈(지호전) 등 한국전쟁 참전경험이 있는 중국 군 지도세력들과 유대를 바탕으로 강경노선을 강요할 개연성도 있다는 것이다.

또 중국이 등 사후 국면을 수습하는데 힘을 낭비, 대북관계를 적절히 조절하지 못하면 북한의 대미·대일 관계를 촉진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과 일본이 경제지원 등을 내세워 중국의 공백을 메워 가면서 대북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이에 따라 우리의 남북경협 등 대북정책이 영향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지난해 북한에 곡물 50만톤 이상을 지원하는 등 순망치한(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내부에 정변 등의 극단적 상태가 오지 않는한 북한체제가 유지될 수 있는 수준의 대북지원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김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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