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 사업욕·정경유착 합작품”/95년이후 부패커넥션 본격 시작/홍 의원이 은행외압의 중심 시사검찰은 한보 의혹사건을 정태수 총회장의 무모한 사업욕과 정경유착의 부패구조가 빚은 합작품으로 결론을 내린 듯하다. 검찰은 이번 사건의 성격과 관련 파장을 의식한 듯 「한보사건」으로 표기했다.
1)한보부도 전말=한보철강은 당진제철소의 건설비부담과 철강경기부진 등으로 지난해 6월이후 자금사정이 악화했고 지난해 말부터는 어음결제를 할 수 없는 「파산」상태에 직면했다. 정총회장은 융통어음 할인, 당좌수표 발행, 계열사 불법대출 등으로 연명했다. 이에 채권은행단은 「경영권 포기, 당진제철소 제3자인수」라는 「최후통첩」을 정총회장에게 보냈으나 거절당하자 「부도」로 결론지었다. 검찰은 청와대의 개입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한보부도는 정치색이 전혀없는 은행단의 「자율결정」이었다는 결론이다.
2)한보 대출경위=한보는 제1금융권에서 무려 3조2천6백68억원(1월31일 현재)을 대출받았다. 은행들은 당진제철소 건설이 본격화한 92년 기업의 설비투자와 첨단기술산업 육성을 내건 정부 방침에 따라 한보에 자금을 지원했다. 그러나 여신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자 문제가 심각해졌다. 한보는 95년 11월 제철소 건설자금 4조1천억원중 9천5백억원을 자체조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한보커넥션과 부실대출이 시작됐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3)외압의 실체=검찰 발표문에는 「누가 한보의 숨은 후원자인가」라는 설명은 없다. 한보대출과 관련돼 구속된 정치인은 홍인길(10억원), 황병태(2억원) 등 단 2명이다. 검찰은 이와 관련, 한보의 자구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95년 11월이후의 대출이 이뤄지는데 홍의원 등의 청탁이 보탬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혀 은행을 움직인 중심인물은 홍의원임을 시사했다. 검찰은 이와관련, 『정총회장의 진술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할 수 밖에 없는데 정총회장은 「단지 은행장이나 영향력있는 정치인을 매수하면 대출이 가능하므로 광범위한 청탁은 필요없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4)비자금의 규모와 사용처=한보철강은 은행권과 사채발행 등을 통해 5조5백59억원의 자금을 조성해 운영자금 3조5천9백12억원, 시설자금조로 1조2천5백11억원을 사용했다. 나머지 차액인 2천1백36억원이 유용자금이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용처불명의 자금이 2백50억원이어서 이 돈이 로비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다. 검찰의 발표문에는 리베이트자금과 관련, 제철설비 수입가 조작 등에 관한 설명은 없다.
5)인허가 경위=한보에 대한 「관권」의 특혜는 없었다는 것이 검찰의 결론이다. 코렉스공법도입은 새로운 제철기술 도입이 필요하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정상절차를 밟아 이뤄졌다는 것이다.<이태희 기자>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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