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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 망명­베이징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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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 망명­베이징 표정

입력
1997.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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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사 “20일 중 브리핑 기다려보라”/중 무장경찰 100여명 한밤 증강배치/황 비서 수양딸 “생명위협” 호소○…정종욱 주중대사는 19일 하오 4시10분께 중국 외교부를 방문, 탕자쉬안(당가선) 외교부 부부장과 회담을 갖고 황장엽 북한 노동당 비서의 한국행을 조속한 시일내에 매듭짓기 바란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50분동안 진행된 이날 회담에서 정대사는 황비서의 한국으로의 직접 이송과 제3국행 등 망명절차와 구체적인 시기결정 문제에 관해 한국측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직후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정대사는 『아직 뚜렸하게 말할 것이 없다』며 『이번사건이 쉽게 해결될 지의 여부는 중국측에 달렸다』고 밝혔다. 정대사는 이날 회담의 내용을 묻는 질문에 『20일 중국 외교부의 정례 브리핑이 예정돼 있으니 기다려 보라』고만 답변했다.

정대사는 그러나 이번 주내에 황비서의 망명절차가 결정될 것이라는 일부 외신 보도에 대해서는 『그렇게 빨리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정대사는 이날 있었던 중국 외교부에서의 회담이 최근 언론보도처럼 「청신호」로 볼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정대사는 피로에 지친듯 두눈이 벌겋게 충혈돼 있었고 평소때 보다 다소 수척한 모습이었다.

○…중국 무장경찰 100여명이 19일 하오 10시30분(한국시간) 한국총영사관 부근에 긴급 증강 배치됐다고 현지 목격자들이 전했다. 이들 목격자들은 AK 47 소총과 폭동진압 장비로 무장한 중국 경찰들이 버스 4대에 분승, 한국총영사관에 도착했다고 말했으나 이들이 증강배치된 이유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황비서의 수양딸인 중국 랴오닝(요녕)성 선양(심양) M경제무역공사 경리 박모(34)씨가 황사건에 휘말려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재중동포인 그는 황의 망명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깊숙이 개입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때문에 사업까지 엉망이 됐다고.

◎“황 비서 긴장·불안감에 불면증”/앰뷸런스 보이자 건강우려 증폭

한국으로의 망명신청후 주중 한국총영사관에서 1주일째 보호를 받고 있는 황장엽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의 건강상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희를 이미 넘긴 황이 12일 망명을 신청하고 우리측 관계자들에게 망명 동기를 장시간 또박또박 밝힐 당시만해도 그의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 냉철한 판단력은 주변을 놀라게 할 정도였다.

그러나 황은 자신의 74회 생일을 맞은 17일부터 그동안 쌓인 정신적 피로감과 한국행 여부에 대한 복합적인 긴장감으로 식사를 제대로 못하고 심리불안 등에 따른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황의 건강이상에 대한 우려는 의료진들을 실은 앰뷸런스가 18일 하오 5시와 19일 상오 10시30분께 총영사관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확인되면서 더욱 증폭하고 있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장학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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