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신문 2월19일자 사설북한의 황장엽비서 망명사태를 둘러싼 일련의 움직임은 이데올로기 및 냉전구조를 고집하는 북한이 고립돼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황비서 망명과 관련, 지금까지 「납치」를 주장해왔던 북한은 『변절자는 갈테면 가라는 것이 우리들의 입장』이라고 말해 망명을 용인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중국 외무부도 『관계국간에 적절하게 합의해 조기에 해결되기를 희망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러한 북한의 입장변화에는 중국의 강력한 설득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게 중국은 최대지원국이며 황비서 신병인도를 계속 고집하는 것은 관계악화를 초래할 뿐이다. 또한 국제적인 고립을 더욱 심화시킬 우려가 있어 득이 되지 않는다.
황비서 망명사건은 북한이 냉전의 와중에 있음을 재인식시켜 주었다. 이는 이한영씨 총격사건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에 대한 교훈이라면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역시 한·미·일·중 등 주변국의 냉정한 대응과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북한도 국제적인 상식에 입각한 유연한 외교와 개혁·개방의 자세가 필요함을 깨닫기 바란다. 북한의 식량난은 경작지의 황폐 및 비료와 농약의 부족 등 구조적인 결함에 의한 것이며 국제원조는 일시적인 것에 불과해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못한다.
황비서의 망명은 또한 북한내 치열한 노선대립이 있음을 시사한다. 개혁노선의 황비서가 신변의 위험을 느낄 정도로 보수파의 기세가 드세지고 있는 듯하다. 김정일의 생일을 계기로 수정주의에 대한 비난을 강화하고 그의 신격화를 추진하는 대대적인 캠페인도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고립을 심화시켜서는 생존할 수 없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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