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지 시장 쟁탈을 위한 광고전이 뜨겁게 벌어지고 있다. 광고시장 불황에도 아랑곳 없이 초등학생, 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통신형태의 학습지 광고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특히 중고생 대상의 「X레이(X-ray)」 「블랙박스」 등 후발 학습지가 학습지 광고의 전형을 깨면서 광고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중고교 학습지 업계는 학습지 광고가 과열 경쟁기미를 보여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400%가 넘는 고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학능력시험, 논술고사 등의 입시형태가 정착되면서 통신으로 직접 지도가 가능한 이점을 가진 학습지가 인기를 끌어 학습지 광고시장의 성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학습지 광고경쟁에 불을 당긴 것은 지학사가 올해 학습지시장에 뛰어들면서 내놓은 X레이 광고. 그동안 프로스펙스의 정신대광고, 세진의 진돗개광고 등 인지도 높은 광고를 내 놓았던 웰콤이 만든 이 광고는 천편일률이던 학습지 광고형태에 새 바람을 몰고 왔다. 첫 장면에 대한민국 고등학생의 머리라는 설명과 함께 해골모양의 X레이 사진이 나와 사람들의 눈길을 확 잡아 끈다. X레이는 모르는 것이 많다는 점을 암시하듯 물음표로 가득차 있다. 『보인다 보여』하는 소리와 함께 그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고 「수능을 꿰뚫어 보는 학습지」란 설명이 이어진다. 수능문제를 제대로 짚어내는 학습지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동원된 X레이 장면이 신선한 느낌을 주면서 광고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의 「A+」학습지 광고는 의외성을 강조해 눈길을 끈다. 성적에 고심하던 학생들이 「A+」학습지로 공부한 뒤 성적이 쑥쑥 올라가는 것을 학생들이 책상과 함께 공중으로 솟아오르는 장면으로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다. 지진이 나면서 교실바닥이 갈라지고 그 속에서 입시 해결책이 담긴 블랙박스를 찾아내는 장면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해결 방안을 제시해 준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한국교육평가원의 「블랙박스」 학습지 광고도 비슷한 형태의 유머광고. 「디딤돌 봄봄」학습지는 하교길에 시험을 걱정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준 뒤 「고민을 해결해 준다」는 의도를 전달해 수험생들의 정서에 호소했다.
이밖에 「눈높이」 「재능교육」 「구몬」 「씽크 빅」 등 주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습지의 광고전도 뜨겁다. 특히 웅진의 씽크 빅은 어린이가 코끼리를 냉장고에 통째로 집어 넣는 재미난 장면으로 「생각하면 문제가 풀린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인기를 끌었다.
「A+」광고를 제작한 서울광고기획의 김태흥 기획부장은 『올해 학습지 시장은 1조8,000억∼2조원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11월부터 해를 넘겨 3, 4월까지 집중되는 학습지 광고는 최근 1, 2년 사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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