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원·상사원·특파원 포함 리스트도 작성/실행은 황 비서 신병처리 끝날때까지 유보노동당 비서 황장엽의 망명사건으로 극도로 신경이 날카로워진 북한측이 베이징(북경)에 체류중인 몇몇 한국인을 대상으로 보복 테러를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져 한국인들 사이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북한 대사관 내부사정에 정통한 P모씨가 평소 접촉해오던 북측요원으로부터 귀띔을 받아 관련 한국인들에게 전해졌다. P모씨에 의하면 북측요원은 『베이징에 체류중인 한국인 가운데 평소 우리를 악의적으로 비난해온 자들에게 이번 기회에 본때를 보이기로 하고 이미 대상자 리스트를 작성했다』며 『그러나 이에대한 실행은 황비서의 신병처리가 끝날 때까지 유보되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명단에는 한국 공관원 모씨를 비롯, 베이징 주재 한국 특파원, 일부 상사원 등이 포함돼 있으며 이들의 가족사항, 거주지, 활동영역 등이 상세히 기록돼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베이징에서 북한과 무역을 하는 교포 L모씨도 북한측으로부터 『「황비서의 망명을 저지할 수 있는 모든 준비가 끝났다. 우리는 황비서를 곱게는 못보내겠다」는 말을 수차례 들었다』고 전했다. 북한측의 이같은 움직임은 이들의 첫번째 보복대상이 황이지만 상부의 명령만 있으면 언제라도 한국인에 대한 테러를 감행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또한 북한인들의 동요 및 이탈방지 의도도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 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북한 외교부가 성명을 통해 「배반자는 갈테면 가라」라고 밝힌 것도 황의 망명을 허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역으로 떠나면 죽이겠다는 위협용으로서의 뜻이 더 강할 수도 있다』고 반문했다.
중국 공안당국은 이같은 분위기를 감지, 17일 북한대사관측에 한국공관부근에 상주해온 「사 133 000」번호판의 북한 대사관 차량과 요원들을 철수시키도록 조치했다. 또 황이 머물고 있는 총영사관 부근에 방탄차 2대외에 17일 밤 10시30분께부터 장갑차 1대를 추가 배치하는 한편 주중 대사관에 마련된 국내 취재진 사무실에도 기관총으로 무장한 무장경찰을 투입하는 등 경계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한영씨 피습사건후 중국 공안당국은 한국대사관측에 주요 공관원의 차량 번호판을 떼고 운행토록 했으며 대사관 1급직원 이상은 출입시 신고토록 협조요청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 각별한 경계태세에 돌입했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장학만 기자>베이징=송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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