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년 유구한 역사의 나라 인도. 힌두교 이슬람교 불교 자이나교 조로아스터교 등 온갖 종교가 어우러져 있고, 15개의 국가공식언어가 쓰여지는 인도는 마치 종교와 문화의 박람회장 같다. 나라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관광지이다. 어디를 가든 탑 사원 석굴 조각 등 인류의 장대한 문화유적이 살아 숨쉬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찢어지는 가난과 거대한 부, 인간의 속됨과 종교의 경건함이 별 문제 없이 공존하는 인도. 한가지 색깔로는 도저히 그려낼 수 없는 다채로운 매력을 간직한 곳이다.
▷골든 트라이앵글◁
델리를 기준으로 남동쪽의 아그라와 남서쪽의 자이푸르를 잇는 여행코스. 인도다움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루트. 인도 매력의 결정판이다. 인도 여행 입문코스로 불리는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타지마할 등 볼거리가 많고 힌두문화와 이슬람문화가 적절하게 어우려져 있다.
여행의 출발점은 델리. 혼돈의 도시 델리에서 처음으로 인도의 향기를 맡는다. 도시 곳곳에 힌두교의 신들이 눈에 띄지만 유적지 등은 이슬람의 문화유산이다.
델리 남서쪽 14㎞ 지점에 있는 쿠다브 미나르는 높이 72.5m의 5층탑. 1층은 힌두양식이고 2, 3층은 이슬람 양식. 후마윤왕릉은 무굴제국 2대왕 후마윤과 그 왕비의 묘. 무굴건축의 기초가 됐고, 타지마할에도 영향을 끼쳤다. 인도 최대규모의 이슬람 사원인 자마 마스지드와 마하트마 간디를 다비한 곳인 라지가트도 둘러볼만한 곳.
델리에서 남동쪽으로 230㎞ 떨어진 건조지대의 평원에 자리잡은 아그라는 「하늘의 낙원」이라는 뜻의 아그라바나에서 이름이 유래됐다. 이 곳에는 인도여행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타지마할이 있다. 아무나 강변에 우뚝 솟아 있는 아그라성도 놓치기 아까운 볼거리.
무굴제국 5대 황제 샤 자한이 사랑했던 왕비 무무타즈 마할이 죽자 사랑의 징표로 지은 거대한 무덤인 타지마할은 1653년 22년의 대역사 끝에 완공된 세계의 불가사의 건축물. 흰 대리석으로 지어져 태양빛을 정면으로 받는 대낮에는 하얗게 빛나고, 석양이 질 때는 오렌지색으로, 보름달이 뜬 밤에는 청백색으로 물든다. 완벽한 대칭구조가 신비로움을 더한다.
타르사막의 입구에 있는 자이푸르는 라자스탄주의 수도. 도시 주변의 성벽이 모두 붉은 색이어서 해질 무렵이면 도시전체가 붉게 물든다. 그래서 「핑크시티」라는 별명이 있다. 자이싱2세가 건축한 시티팰리스, 바람의 궁전이라 불리는 하와마할이 볼 만하다. 무굴제국에 끝까지 저항했던 칸차우왕국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람베르성까지는 코끼리 택시로 갈 수 있어 색다른 경험이 된다.
▷엘로라,아잔타◁
엘로라와 아잔타에서는 종교예술의 성스러움에 흠뻑 취할 수 있다. 강렬한 신앙심이 만들어 낸 「혼을 느낄 수 있는 건축물」을 곳곳에서 만난다.
엘로라에는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의 석굴사원 34개가 모여있다. 가장 호화롭고 장대한 카일라사 사원. 사원과 조각상 모두가 하나로 된 바위산에 조각됐다. 완공까지 1세기 이상의 세월이 걸렸다.
아잔타에도 와그라강의 계곡을 따라 기원전 2세기에서 8세기까지 만들어진 석굴사원이 줄지어 있다. 인도풍습 등 시대상을 짐작할 수 있는 벽화가 벽면 기둥 대들보 천정 등 곳곳에 그려져 있다.
엘로라와 아잔타의 출입구인 뭄바이(봄베이)는 인도에서 가장 현대적인 대도시. 관광의 포인트는 인근에 있는 엘리펀트 섬이다. 섬으로 가는 배에서 타지마할 호텔이 보이는 뭄바이풍경을 넣어 기념사진 찍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1903년에 건설된 타지마할 호텔이 숙소로서는 가장 좋다.
▷불교유적순례◁
석가모니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루트로, 보는 여행이 아니라 찾는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만족스런 코스. 델리와 바라나시 아그라까지 둘러볼 수 있는 여정으로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
석가모니가 태어난 룸비니, 깨달음을 얻은 부다가야, 처음으로 가르침을 편 사르나트, 입적한 쿠시나가르의 4대 성지를 둘러볼 수 있다. 여기에 석가모니가 만년을 보낸 라지기르를 비롯, 사헤트 마헤트, 바이샬리 상카시아 등도 성지순례의 포인트. 바라나시에서는 「인도의 어머니」로 불리는 갠지스강에서 목욕을 하는 인도인들을 만날 수 있다.
▷카주라호◁
힌두문화의 진수가 담겨있는 곳으로 각각의 코스에 짜 넣을 수 있다. 찬드라왕조의 수도로 영화로움이 남아있고, 그 유명한 미투나상(남녀교합상)이 있다.<최성욱 기자>최성욱>
◎떠나기 전에…/설사약·생수 꼭 챙겨야/도난 위험 귀중품 조심
관광산업이 발달한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인도의 관광서비스 수준은 한참 뒤처져 있다. 그만큼 떠나기 전 챙겨야 할 것도 많다.
설사약 등 상비약은 꼭 가지고 가자. 음식이 우리 입맛과는 전혀 다르고 도시 시골 가리지 않고 위생상태가 좋지 않아 배앓이하기 십상이다.
인도에 머무는 동안 가장 신경써야 할 것은 마시는 물. 호텔에서 생수를 사서 마시는 것이 좋다. 호텔을 떠나 여행지를 둘러 볼 때 귀찮더라도 생수병을 들고 다니자.
선글래스를 갖고 가는 것이 좋다. 특히 콘택즈렌즈를 끼는 사람은 꼭 챙겨야 한다. 햇빛이 강한 데다 먼지도 많기 때문이다.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인도에서도 관광객을 노리는 부류가 있다. 소지품 도난의 위험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여권 현금 항공권 등 귀중품은 허리에 두르는 가방에 넣어 몸에 지니고 다니는게 좋다.
지나치게 친절한 사람은 경계해야 하고, 담배 쥬스 사탕 등을 건넨다고 함부로 먹어서는 안된다. 수면제 등이 들어 있어 자칫 귀중품도 잃고 몸도 상할 가능성이 있다. 환전도 호텔에서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술을 마실 때에도 맥주와 양주는 별 문제가 없지만, 상표가 없는 밀주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식중독을 일으킬 수가 있다.
힌두어 등 15개 언어가 쓰이지만 관광지에서는 공용보조언어인 영어가 통한다. 통화는 루피로 1달러가 30루피 가량.
인도 여행전문가들의 조언 한마디. 도착 후 첫날 첫끼니 때 인도음식에 도전해 보자. 코는 거부하지만 입은 향신료가 뿌려진 음식을 받아 들일 수 있다. 첫 도전만 무사히 넘기면 여행기간 내내 음식뿐 아니라 여행지 곳곳에서 풍기는 인도 특유의 냄새를 어렵지 않게 견딜 수 있다.
◎인도 여행상품/관광성지순례 두 종류 8박9일에 160만원선
국내에서 인도여행 상품을 취급하는 곳은 줄잡아 10여개가 넘는다. 문화유적지를 둘러보는 관광위주와 불교성지순례의 성격을 띤 것 등 두가지 차별적인 상품이 나와 있다.
델리에서 시작해 바라나시 카주라호 아그라 자이푸르를 둘러 보는 8박9일 일정이 가장 보편적인 상품으로 160만원 가량 든다. 뭄바이(봄베이)를 기점으로 골든트라이앵글과 아잔타, 엘로라까지 포함된 8박9일 일정은 항공료 등의 이유로 적정 인원이 확보될 때에만 가능하다. 불교성지순례는 7박에서부터 15박까지 다양하지만 델리와 바라나시관광을 끼워넣은 8박9일의 일정이 가장 무난하다.
각 여행사의 상품은 여행일정, 둘러보는 곳, 숙식조건 등에서 별로 큰 차이가 없다.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여행지의 특성을 감안해 특급호텔 이상에서 묵고, 식사도 거의 대부분 호텔에서 해결한다.
현재 대한항공과 스위스항공이 서울―뭄바이 직항노선을 운영하고 있고, 인도 국영항공사인 에어 인디아는 홍콩을 거쳐 델리와 뭄바이를 잇는 노선을 주 4회 운항중이다. 에어 인디아는 올해안에 서울―델리 직항노선을 열 예정이다.
인도항공 서울사무소가 인도정부 관광국의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02)736―0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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