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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 망명­탈북 고위급 어디서 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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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 망명­탈북 고위급 어디서 뭘하나

입력
1997.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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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망명인사 중·러서 새 삶/연안파·소련파,50년대에 탈출/남로당계열 박갑동씨 반북활동황장엽은 북한정권 수립후 최고위급 망명인사이다. 황의 망명으로 북한내 황의 인맥을 비롯한 김정일 체제의 잠재적 반대세력에 대한 숙청과 이에 따른 망명 바람이 예상되고 있다.

김일성 시대에도 피의 숙청을 피해 해외로 망명한 고위급 인사들이 수두룩 했기 때문에 황의 망명은 북한권력 내부에서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생존한 망명인사는 대부분 50년대 남로당과 중국(연안)·소련파, 그리고 김일성 개인숭배 비판자에 대한 숙청의 피해당사자들로 지지세력이 있던 중국과 구소련 등지에 흩어져 있다. 이중 이상조(전 주소 대사)와 남봉식(전 방송위원장)씨, 그리고 유성철(전 인민군총참모부부참모장)씨는 각각 96년과 95년에 고인이 됐다.

남로당 계열로 유일하게 탈출에 성공한 전남로당지하총책 박갑동(77)씨는 92년 모스크바에서 망명인사들을 규합, 반북 단체인 「조선민주통일구국전선」의 상임의장을 맡고 있다. 박씨는 김일성이 김정일에 의해 암살당했다는 주장을 제기했으며 김정일과 노동당 정치위원 등에 권력퇴진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고 있다. 그는 올해 안으로 북한에 정변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한 망명정부 수립방안을 구상중이다.

그는 1953년 남로당계열의 박헌영, 이승엽 등이 숙청될 때 체포·감금됐다가 1년만에 풀려나 중국으로 탈출, 일본에 정착했다. 남한 빨치산 출신 사업가들의 도움을 받아 출판사를 운영하며 기반을 마련했다.

남로당 계열이었던 박씨를 제외하면 나머지 망명인사들은 중국, 또는 구소련파이다. 중국으로 망명한 인사들은, 지속된 북중 우호관계 때문에 생활은 보장받았으나 시안(서안)을 비롯한 내륙 변방지역에서 활동의 제약을 받으며 지내고 있다. 서휘(전 조선직업총동맹중앙위원장), 김강(전 문화선전성부상), 홍순관(전 김일성비서실장), 노민(전 평양시당부위원장) 등이 중국파이다.

소련파로 구소련에 정착한 인사들은 강상호(전 내무성부상) 정상진(전 문화성부상) 박병률(전 강동정치학원장) 장학봉(전 인민군항공사령부군사위원)씨를 비롯해 사망한 이상조·유성철·남봉식씨 등. 구소련에 정착한 망명인사들은 정상진씨가 레닌기치 신문의 기자로 일하는 등 공산당의 보호아래 연고지에서 어렵지 않은 삶을 꾸려갔다. 구소련과 북한 관계가 스탈린 비판이후 그다지 좋지 않아 구소련으로서는 중국만큼 북한 지도부를 배려해야 할 부담이 적었기 때문이다. 박병률씨 등을 제외하면 망명인사들은 대부분 조선민주통일구국전선에 합류했다.

이들은 북한의 공격대상이 되기도 했다. 94년 국가안전기획부는 동남아의 국제범죄 조직에 가입한 뒤 북한을 왕래하며 공작지령에 따라 반북활동을 벌이는 망명인사들을 제거하려했던 L씨를 검거했다.<김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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