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격 이씨 웅얼거렸을뿐/뒤쪽에 서있던 제3인물 발설/범인표시 손가락도 편적없어이한영(36)씨는 피격 직후 『간첩…, 간첩…』이라고 말하거나 범인이 2명이라는 표시로 손가락 2개를 펴보인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간첩』이라는 말은 이씨나 범행현장에 있던 목격자가 아닌, 범행장면을 보지않은 「제3의 인물」이 처음 꺼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에 따라 사건 발생상황 등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했다.
이씨가 지난 해 12월부터 임시거처로 이용해온 분당 현대아파트 김장현(44)씨의 부인 남상화(42·여)씨는 18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쓰러진 이씨를 붙잡고 울며 「정신차려, 왜 이렇게 됐어, 누가 이랬어」라고 물었을 때 웅얼거리는 것 같았으나 무슨 말인지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남씨는 그동안 경찰에서 『이씨가 「간첩…, 간첩…」이라고 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남씨는 또 『이씨가 움찔하며 팔을 움직이는 듯했으나 손가락 2개를 편 적은 없다』고 말했다. 남씨에 따르면 이씨의 웅얼거림을 알아들을 수 없어 이씨를 둘러싼 채 서있는 사람들에게 『이 사람이 지금 뭐라고 하는거죠』라고 묻자 그 중 남자 1명이 『간첩이라고 하잖아요』라고 말했다. 당시 남씨집인 418동 1402호 앞에는 1401호에 사는 박종은(47)씨 부부와 경비원 김재희(57)씨 외에 몇 명이 더 있었다. 박씨도 『이씨가 「간첩」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남씨는 경찰에서 「간첩…」이라는 말을 들은 것처럼 진술한데 대해 『우리 집과 관련된 사람의 사건에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여 경찰에 불려가 조사받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남씨는 당시 거실에 있다 엘리베이터가 14층에 서는 종소리와 함께 「억」소리에 이어 벽에 부딪치는 듯한 둔탁한 소리를 듣고 비디오폰을 들었다. 이 때까지도 「억」소리는 계속됐다. 남씨는 2∼3초동안 권총을 겨눈 범인 모습을 본 뒤 비디오폰을 「인터폰」 작동으로 전환, 경비원 김씨에게 연락했으나 2∼3분 뒤에야 연락이 닿았다. 인터폰 작동시 비디오폰의 화면은 꺼지게 돼 있다. 남씨가 앞집 박씨의 문 두드리는 소리에 문을 열고 나갔을 당시 이씨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온 경비원 김씨의 부축을 받고 있었다. 한편 경찰은 18일 남씨의 진술을 토대로 범인의 몽타주를 작성, 조만간 공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박일근·김정곤·이동훈 기자>박일근·김정곤·이동훈>
◎2개 지문 신원 추적
이한영씨 피격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수사본부(본부장 김덕순 경기경찰청장)는 18일 현장에서 채취한 지문 7개중 2개가 식별 가능한 「유효지문」이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결과에 따라 신원을 확인중이다.
경찰은 이씨 집과 휴대폰(011―228―××××) 무선호출기(012―284―××××)에 걸려오거나 기억된 전화번호중 단순통화를 제외한 20여개 번호와 2월중 통화기록이 담긴 마그네틱테이프를 입수, 발신지를 추적중이나 성과가 없어 수사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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