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의 유대인 감시방법 동원하다니”프랑스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반 이민법안에 대한 시민 불복종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주 영화감독 59명의 관련 선언문 발표로 불이 댕겨진 시민불복종 운동은 이후 문인 학자 변호사 의사 언론인 등 지식인과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잇따른 가세로 광범위하게 번져가고 있다.
최근까지 이 운동 청원서에 서명한 인사들은 수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의 부인인 다니엘 미테랑여사를 비롯 영화감독 클로드 베리, 여배우 카느린느 드느브, 가수 세르지 레지아니 등 지식인 및 예술인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법안 제안자인 장―루이 드브레 현 내무장관의 이름을 따 「드브레법」으로 불리는 새 이민법안은 기존의 관련법(파스콰법)을 개정, 외국인의 불법체류와 위장이민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외국인이 단기체류 비자를 받아 입국할 경우 아파트 등 집주인이 해당 외국인의 전·출입 상황을 관할당국에 신고토록 의무화하는 한편 경찰이 가택방문을 통해 출국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이 골자다.
정부측은 시민 불복종 운동에도 불구하고 새 법안의 강행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알랭 쥐페 총리와 자크 투봉 법무장관 등은 불법체류자(주로 북아프리카와 중국계)로 인해 경제 및 사회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을 강조하며 내주 국회의 심의상정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드브레법은 2차대전 당시 나치괴뢰 비시정부가 유대인을 감시했던 방법을 그대로 원용한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는 지식인과 예술인들은 22일 파리시내에서 시민불복종 캠페인의 일환으로 가두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프랑스내 외국인 이민자는 약 300만명 가량으로 주로 북아프리카와 포르투갈 및 중국계이며 이중 불법이민자는 50여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파리=송태권 특파원>파리=송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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