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에 사용된 권총정체 완벽하게 밝혀줘경찰이 사건발생 3일만인 17일 「실종」됐던 권총 탄환의 탄두 1개를 찾았다. 15일 밤 피격현장에서는 2개의 탄피가 발견됐으나 탄두는 이씨의 뇌에 박힌 것 하나 밖에 없었다. 나머지 1개는 머리속의 탄두와 같이 이씨가 「소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발사된 탄두가 어떻게 이씨의 옷섶에 박혀 있었는지는 정밀조사를 해봐야 하겠지만 한 두가지의 가설은 가능하다.
우선 옷 속의 탄두는 범인들이 이씨의 머리를 쏘기 전에 발사된 것이라는 점이다. 이마에 대한 발사가 살해용이었다면 몸통에 대한 발사는 「살해 이전」 상황이었다고 볼 수 있다. 저항을 잠재우기 위한 위협용이거나, 어느 정도 상처를 입혀 납치하려 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탄두가 점퍼를 비스듬히 스쳐 박혔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또 다른 가정은 첫번째 발사가 범인들의 의도와 달리 이씨와 옥신각신하는 와중에서 발사됐으리라는 것이다. 이 경우 범인들은 「만약의 경우」에 실행하려 했던 살해를 서둘러 머리에 제2탄을 쏜 뒤 도주했다고 볼 수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수사팀이 초동수사에서 결정적 실수를 한 점이다. 경찰은 특히 「모든 증언은 시신으로부터 들어라」는 수사의 ABC를 등한시해 탄환이 말하는 증거를 뒤늦게 파악했다. 뇌속에 박힌 탄환을 끄집어낼 수 없는 상황에서 새로 발견된 탄환은 많은 것을 증언해주었다. 탄환은 95년 10월 부여 침투간첩이 사용한 것과 동일한 것임을 얘기했고 범행에 사용된 권총의 정체를 알려주고 있다. 특히 새로 발견된 탄두에서는 6조우선의 강선흔이 확인돼 권총이 벨기에제 브라우닝일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브라우닝권총은 총구가 4조우선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정진황 기자>정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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