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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불행한 비밀 숨겨야 하나/미 국무,최근 유태계 밝혀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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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불행한 비밀 숨겨야 하나/미 국무,최근 유태계 밝혀 화제

입력
1997.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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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묵계 방식대로 자녀들도 진실 외면땐 솔직한 대화능력 상실불행한 가족사를 숨기는 것은 자녀교육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녀들은 성장하면서 가족의 비밀을 어렴풋이 알게 되지만 부모의 묵계방식을 따라 어떤 희생을 치르든 비밀은 지켜야 한다고 인식, 진실을 외면하기 쉽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첫 여성국무장관인 매들린 올브라이트가 가문의 비밀과 관련된 경험담을 털어놓아 이 문제에 대한 교육학자, 가족치료연구학자들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엄격한 가톨릭집안에서 자란 그녀는 얼마전 『최근에야 내가 유태계이며 친척들이 2차대전 중 유태인대학살에 희생됐다는 것을 알았다. 충격이었지만 생존을 위한 부모의 노력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가족간의 비밀에 관한 연구서 「우리시대의 비밀들」을 출간예정인 가족치료학자 에반 임버블랙에 따르면 미국의 모든 가정이 다소간 비밀을 갖고 있으며 시대에 따라 비밀의 내용도 바뀌어왔다. 수년전만해도 혼외자녀가 큰 비밀이었지만 오늘날에는 비밀로 쉬쉬하지 않는다. 오히려 문화적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부분, 예를 들어 배우자가 동성애자라는 사실, 알코올이나 마약중독의 과거, 미성년자추행이나 강간 전력, 근친상간, 유전적 질환 등이 주로 숨겨진다.

가족카운셀러인 라일 밀러는 『부모가 불행한 비밀은 지켜야 한다고 믿는다면 자녀들 역시 그렇게 교육된다. 비밀을 지키려는 의식은 과거의 사건과 인물에 대해서뿐 아니라 감정과 생각에 대해서도 작용해 자녀들은 솔직한 대화능력을 상실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특히 가계에 정신질환이나 유전성질환자가 있었다면 자녀들에게 말해주는 것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길이다.

물론 비밀을 털어놓기란 쉽지 않다. 비밀을 첫 대면할 때는 상황을 제대로 받아들이는 적응시간도 필요하다. 심리학자 조셉 겔라이어터는 『가족의 비밀을 큰 충격없이 공유하려면 부모자녀간의 강한 유대감과 자녀의 성숙도를 고려하여 적당한 때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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