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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저+엔저 경제 “환율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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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저+엔저 경제 “환율 몸살”

입력
1997.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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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차손 2조4,000억 외채상환 부담/수입비용 상승에 물가까지 위협/엔화 더 떨어져 수출효과마저 상실우리 경제가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급속히 떨어지는 「원저」에 엔화가치는 그보다 더 급속히 떨어지는 「엔저」까지 겹치는 외환시장의 「양저몸살」에 시달리고 있다.

원화가치의 폭락(원화의 대미달러환율 급상승)으로 국내 수출업체들의 수입결제비용 부담과 외채 원리금이 불어나는가 하면 수입비용 상승으로 국내 물가마저 위협받고 있다. 이 와중에 엔화의 절하속도가 원화의 절하속도를 훨씬 앞질러 한국산 상품의 가격경쟁력이 일본산에 비해 날로 떨어져 원화가치 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출증대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은 경상수지적자 확대로 해외로 유출되는 달러는 많은데 비해 국내로의 달러공급은 달리고 있는데다 국제 외환시장에서도 달러가치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보사태」로 국내 금융기관들의 달러차입에 차질이 생기고 기업들이 무조건 달러를 확보해놓고 보려는 가수요까지 겹쳐 달러값이 급등하고 있다. 때문에 외환당국이 선물환시장 개입을 통해 환율 진정에 나섰는데도 불구, 달러값은 더욱 치솟고 있다.

원화가치 하락으로 국내금융기관과 기업들은 엄청난 환차손을 부담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총외채는 약 1,100억달러. 원화환율은 지난해초 775원에서 현재880원으로 올랐다. 1억달러의 외채를 갚는데 필요한 돈(원화)이 지난해초 775억원에서 현재 880억원으로 105억원 많아진 것이다. 이렇게 가만히 앉아서 당하는 환차손이 연간 2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물가상승 압력도 만만치 않다. 환율상승으로 휘발유값이 작년 한해동안에 33% 오르는 등 국내 물가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 원화환율이 10% 오를 때마다 1년후 소비자물가가 2.2% 오르는 것을 감안할때 올해 정부의 물가관리목표인 4.5% 억제선 달성이 힘겨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함께 원화가치가 급격히 떨어지자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자본이 국내에 들어오기를 꺼리고 유입돼있는 자금마저 떠날 조짐을 보여 달러부족현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상업·한일·보람은행 등이 1·4분기중 실시하려던 5억달러 규모의 해외주식예탁증서(DR)의 발행계획도 해외투자자들의 한국물 기피로 2·4분기 이후로 연기됐다.

외환전문가들은 이같은 부작용에도 불구, 원화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증대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게 더욱 심각한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우리와 수출경쟁품목이 많은 일본의 엔화가치는 작년 11% 떨어진데 이어 올해에도 작년말(116.20엔)보다 7.0%(원절하 3.5%)나 떨어져 자동차 철강 등 중화학제품의 가격경쟁력에서 우리 수출상품을 크게 앞질러 가고 있다.<유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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