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장 “노동·안기부법 파행초래에 사과”/여 “안보상황 우려 특단의 조치 있어야”/야 “검찰 한보수사 수서보다 나빠” 비난17일 개회된 제183회 임시국회는 당초 예상대로 첫날부터 여야의 불꽃튀는 장내외 공방전으로 긴장된 분위기를 보였다. 여야는 본회의 개회전 각각 의총과 간부회의 등을 열어 전의를 다졌다.
○…이날 하오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는 지난 연말 날치기 처리된 노동법·안기부법 개정문제와 한보사태 등이 도마위에 올랐다. 김수한 국회의장은 먼저 개회사를 통해 최근 국회파행에 대해 사과한 뒤 재발방지 노력을 다짐했다. 김의장은 『노동법 및 안기부법 처리 등을 둘러싸고 여야간의 첨예한 대립이 빚어져 끝내는 극한적 파행상황을 초래하게 된데 대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국민여러분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김의장은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실력저지와 강행처리는 여야 모두 승자가 될 수 없는 공멸의 길임을 뼈저리게 자각해야 한다』며 여야의 각성을 촉구했다.
○…이날 상오 국회에서 열린 신한국당 의원총회는 한보사태, 북한 황장엽 비서의 망명과 이한영씨 피격사건 등에 대해 논의했다. 먼저 이홍구 대표와 서청원 총무는 최근의 난국타개를 위한 당의 단합과 결속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의원들은 한승수 경제부총리와 안광구 통상산업부장관으로부터 한보사태에 대한 보고를 들은뒤 정부측의 안이한 대처방식을 질타하고 안보태세강화 등을 주문했다.
양정규 김중위 의원 등은 『한보사태에 대한 한부총리의 설명은 매우 추상적』이라며 『정부관계자중 누구하나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상황에서 과연 정국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김용갑 의원은 『남한권력내부에 북한사람이 있다는 황장엽비서의 발언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야당의 안기부법 개정반대는 우리 안보상황과 맞지 않으며 우리당 내부에도 우려되는 점이 있는지 없는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고 이례적으로 「내부 단속」도 주문했다. 유흥수 의원도 『5만명의 간첩이 활약하고 있다는 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당이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날 상오 각각 간부회의를 열어 임시국회 전략을 가다듬었다.
특히 김대중 국민회의총재는 이날 1주일간의 일산자택 칩거를 끝내고 당무에 복귀해 관심을 모았다.
국민회의의 간부회의에서 조세형 총재대행은 『PK검찰의 한보수사는 지난 수서사건수사보다 질적으로 더 나쁘다』고 비난하고 권력핵심부의 한보사태 관여여부 규명이 이번 국회의 최대관심사임을 분명히했다. 이날 회의는 이를 뒷받침하듯 국정조사특위의 TV청문회개최, 김현철씨 증인채택 등을 관철시키기로 하는 등 일찌감치 대여공세의 고삐를 조였다.
김총재는 이날 하오 국회 총재실에서 이수성 총리와 신임 서정화 내무장관의 예방을 받았다. 김총재는 이총리와 20여분간의 비공개대화에 들어가기전 『이총리가 한보사태를 명쾌히 처리할 줄 알았는데 그렇질 못했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이에대해 이총리도 『내 능력이 부족한 탓』이라고 말한뒤 『그러나 내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국민회의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응수했다. 두 사람은 이날 20여분간의 비공개대화를 나눴으나 국민회의측은 『의례적인 방문』이라는 이유로 대화내용을 발표하지 않았다.
자민련도 간부회의를 열고 한보사건 등 산적한 난제를 해결키위해 임시국회에서 당력을 집중키로 했다. 안택수 대변인은 『전대미문의 권력형 금융비리사건의 와중에 황장엽 비서 망명사건 등 정치·경제·외교·안보 등 국정 각분야가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며 『당리·당략을 떠나 거당적이고 구국적인 차원에서 임시국회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김광덕·권혁범 기자>김광덕·권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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