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 “나도 월남해 사위 아꼈는데…”/사무실엔 성혜림 망명 스크랩 수북권총피격으로 뇌사상태에 빠진 이한영씨는 이미 자기호흡이 끊겼다. 이씨의 가족과 친지들은 파란만장하고 힘겨웠던 그의 「귀순생활」을 돌아보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분당 차병원은 이씨가 인공호흡 및 혈압상승제 투여로 연명하고 있으며 짧으면 2∼3일, 길어도 3주이상 생명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신경외과 정봉섭(43) 수석과장은 17일 하오 브리핑을 통해 『총탄이 왼쪽 앞머리를 뚫고 오른쪽 뒷머리쪽으로 진행, 두개골 안쪽 벽에 부딪친 뒤 뇌중심부에 박혔다』면서 『이 때 생긴 상처가 좌측 대뇌를 압박, 외부자극에 전혀 반응하지 않고 자기호흡도 끊겨 소생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씨의 처부모와 딸이 살고있는 서울 강동구 상일동 J아파트에서 이씨의 장인 김윤식(66)씨는 『사위가 88년 딸과 결혼한 후에도 한동안 귀순자라는 사실을 몰랐다가 지난 해 2월 성혜림 서방망명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후에야 알았다』며 『김정일의 처조카라는 것을 알았다면 결혼허락을 주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자신도 47년 고향 의주를 떠나 월남했다고 밝히고 『북에 고향을 두고 온 사람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사위를 무척 아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씨가 사장으로 있는 분당시 J상사는 한 번에 1백만∼2백만원을 거래하는 영세업체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10여평의 사무실에 있는 이씨 책상에는 「사장 이한영」이라는 명패 곁에 초콜릿봉지 곰인형 등 수입잡화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책꽂이에는 지난 해 2월이후 보도된 성혜림 망명에 관한 기사스크랩북이 5권 쌓여있었다.<홍덕기·이범구 기자>홍덕기·이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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